밤 11시쯤 차로 애인 데리러 가는 길에 고양이가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내 앞을 가로질러 가는 거야
어두웠고 속도도 빨랐고 갑자기 나타난 거라 사전에 속도를 줄일 수 없었음... 우선 시야 좁은 내가 문제임
그래서 보이자마자 급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속도는 이미 60이였고 내 쪽 범퍼에 퍽 하고 부딪히는 느낌이 분명 들었단 말이야...
우선 갓길에 차 빼고 비상등 키고 내리는데 아 내가 진짜 고양이 죽였구나 하는 생각이 확 드니까 차 근처에 못가겠고 머리가 하얘져서 진짜 손만 떨리는 거야
애인한테 전화해서 고양이 친 거 같다고 막 과호흡하면서 말을 못하니까 애인이 내가 있는 곳으로 뛰어오겠다고 하는데 내가 위치를 설명못하니까 차량어플로 지도 보면서 이쪽으로 뛰어오면서 고양이 그렇게 쉽게 안 죽는다고 너도 고양이 키워서 알지 않냐 반사속도 최고다 아무일 없다 숨쉬라고 진정시켜주는거야.. 그러다가 애인이 내쪽으로 도착했고 병원이라도 데리고 가려고 근처 다 수색하는데 없어서 앞 범퍼에 끼었구나 해서 와 미치려고 하는데 애인이 차량 쓱 다 확인하더니 고양이가 없다는 거야
그래서 주행중 블박 다 확인해서 보니까 고양이가 그 차량 밑으로 도망 잘 갔다고 나보고 괜찮더고 고양이 잘 뛰어간 모습 블박으로 다 찍혔으니 한 번 차에 타보겠냐고 해서 애인이 블박 영상 10번 넘게 돌려줬는데 후방카메라 보니까 진짜 잘 뛰어서 간거야ㅜㅜㅜㅜㅜㅜ 아ㅜㅜㅜ
근데 그걸 봤는데도 내가 뭔가를 쳤다는 그 느낌이 너무 소름끼쳐서 진정이 안 되는 거야 분명 범퍼 부딪히는 느낌 났다 진짜로 처음 느껴보는 느낌이였다니까 내가 속도가 빨랐는데 갑자기 급브레이크 세게 밟으면 차가 살짝 뜨는 느낌 나면서 그런 느낌 받을 수 있다고 고양이 아무일 없다고 안아주는데 남들한텐 별일 아닐지 몰라도 진짜 너무 감동이였음... 나는 고양이를 워낙 좋아해서 나는 진짜 거의 살인급 죄책감이였단말이야. 근데 애인은 고양이 안 좋아해서 나처럼 심각하게 생각 안 할 수도 있는 문제였는데 걸어서 25분? 30분 거리를 뛰어서 10분만에 오고... 이 근처에 고양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 걸으면서 고양이 독사랑 싸우는 영상 보여주면서 고양이 무서운 애들이라고 자기가 고양이들 집합시켜서 신호등 교육 시켜주겠다고 30분동안 뻘소리 하면서 나 진정시켜준 덕분에 멘탈 돌아옴...
이런 상황에 자기 불러줘서 너무 고맙다고 내가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만약 타지에서 그런일 생기면 택시라도 타고 가겠다고 말해주는데 진짜 내편이란게 이런 기분이구나 싶어서 엄청 울컥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