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3년 째 사귀고 있고 반동거 중이야.
애인이 직장 말고도 외주 받아 하는 일이 있어서 주말에도 미팅있고 주중에도 가끔 연차 써서 일하고는 해.
바쁘고 원래도 즉흥적인 사람이라 일정 공유하는 걸 자주 놓쳐서 몇 번 얘기하고 짜증도 내고 했어.
정서적으로 가끔 블안정한 상태가 오는데 주로 나랑 싸울 때 그러고, 대회를 나누면서 상대의 감정에 신경쓰기보다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자기 할 걸 하고 싶어해.
나는 오늘 휴일이고 애인은 원래 출근하는 날인데 눈떠보니 출근 시간 지났길래 급하게 깨웠더니 오늘 연차 쓰고 미팅 있다고 하더라고. 일정 공유에 관해서 몇 번 얘기했는데 또 이러니까 나도 조금 지쳐서 미리 이야기해달라고 하지 않았냐 했는데 미안하다고 대화 나누고 나서 곧바로 핸드폰을 히는 거야. 거기서 또 왜 내 감정을 신경쓰지 않는지 이야기하다가 구글 캘린더 공유하겠다고 캘린더 켜서 공유하고, 책상에서 자기 작업을 하더라고.
왜 자꾸 대화할 때 문제해결만 하고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지, 왜 상대를 신경쓰지 않는지 이야기하는데 애인이 미안하다, 내일 다시 이야기하면 안되냐고 부탁했고, 나는 오늘 저녁에 이야기하자고 했어. 알겠다고 하더니 방 한쪽으로 가서 날 등지고 앉아있길래 뭐하니, 물었는데 과도를 들고 칼 끝으로 자기 허벅지를 누르고 있었어. 세게 누르지 않아서 상처는 나지 않았고 그냥 빨개지기만 했는데 충격이 크다.
나도 잘 모르겠다. 서로 아직 사랑하는 것 같은데 헤어져야 할까? 원래 애인 처음 만날 땐 내가 우울증이 심했고 자해도 많이 했었어. 애인은 다 알고 있었고 연애하면서 점차 나는 많이 호전돼서 이젠 약도 끊었고 자해도 안 해.
근데 나는 애인 덕분에 나았는데 내가 애인을 정신병 걸리게 한 것 같아서 마음이 괴로워. 헤어져야 할까 싶다가도 아직 서로 감정이 남아있기도 하고, 내 어두운 시기에 옆에 있어줬던 얘가 힘들 때 버리고 가는 게 맞나 싶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