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했당, 10주차고.
남편 원래 착했고, 임신 한 이후로 술마시던 거 10주동안 딱 위스키 한잔 마신게 다이고, 원래 담배 많이 폈는데 지금은 전자담배로 바꾸고, 그 마저도 혹시나 피해갈까봐 퇴근 후 에는 안해.
부모님도 잘 챙겨주시고, 시부모님이랑도 문제도 없어.
누군가는 그냥 이게 뭐가 문제냐겠지만, 모르겠어. 임신한게 늘 좋은건지.
그냥 단순한 임신우울증인건지. 뱃속의 아이를 안 좋아하냐고 물어보겠지만, 그것도 아니야. 잘 키우고 싶고,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은데..
임신하면서 입덧과 먹덧, 원래 있던 허리통증으로 잠도 못 자고, 뱃 속은 늘 부글부글 거리는 것 같고. 일하는 걸 너무 좋아하는데, 언제 그만둬야하나 스스로 눈치가 보이게 되고, 커피도 마시고 싶은데 이걸 마셔도되나, 참아야 더 좋지않나, 싶고.
애는 생길텐데, 내 인생에 나는 남아있을까 싶은거야. 내가 하고 싶던 사업을 이룰 수 있을까,,,
누구한테도 말 못 하는데 내가 애 생기면 내 인생이 있을까요? ㅎㅎ 하고 웃으면 죄다 애 듣는다고 그런 소리 말라고,
좋은것만 생각해야지, 애 생기면 세상이 커진대.. 행복하겠지, 귀여운 아이가 얼마나 이쁘겠어, 남편닮은 아이면 좋겠다고 얼마나 내가 바라는데...
근데 모르겠어, 혼란스러워, 몸은 바뀌고,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넋두리야, 조언바라는 거 아니고, 그냥 넋두리.. 답답하고, 결혼 후 타지로 이사와서 아직 아는 사람은 회사 사람들밖에 없어서, 말을 못하겠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