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미서부 시골마을이었음
버스에는 어학원 끝나고 집 돌아가는 외국 학생들이랑 동네사람들 가득 차있었고
진짜 찜통더위였는데 버스 에어컨은 안 나와서 창문 다 열고 탈탈탈...달리고 있었는데 내 바로 뒤에 서있던 키 190쯤 되는 스위스 남학생이 진짜 무슨 인형처럼 픽 쓰러지는 거임 나도 약간 더위 먹은 상태라 꿈 꾸는 것 같았음
버스는 시골 길 한가운데 멈춰 서고 190짜리 남자가 쓰러졌으니까 자리 엄청 많이 차지해서 사람들 다 구석에 옹기종기 꾸겨져서 당황하고 있고
그러다 걔 친구들이 애 막 흔들고 뺨때리면서 겨우 눈만 겨우 뜨게 만들어놓으니까
버스 기사님은 엄청 뛰어가서 근처에 있는 구멍가게에서 물 사오시고
버스 탑승객들 다들 자기 가방 뒤져서 사탕이랑 초콜릿이랑 온갖고 찾아내서 남자애 입에 쑤셔넣고 ㅋㅋㅋㅋㅋ
30분쯤 그러고 있었던것 같은데 아무도 화 내는 사람 없고 남자애 정신 차린 후에도 다들 걔 가방에 먹을거 바리바리 챙겨넣어주고 ㅋㅋㅋㅋㅋ
여름 되면 가끔 그 날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