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서 미안하다고 빽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울던 애인 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나는 집에 돈이 있는 편이라 사실 직장 생활 안 해도 혼자는 먹고 살 정도로 용돈도 받고 받은 재산이 있어서 혼자 산다고만 하면 굳이 힘들게 회사생활 보단 파트타임으로 좀 더 편하게 알바하면서 살아도 되거든 (지금은 직장인이긴해)

근데 애인은 평균나이보다 월급이 높은 편인데도 집에 빚이 있어서 도와줘야하기도 했고 고정지출도 많아서 하루 식비 2천원으로 해결해야할정도로 힘들었나봐.

그러다가 집 빚 겨우 갚고 3개월 전부터 돈을 모으기 시작하니까 사실상 모은 돈이 많지는 않아

집안 차이빼면 생활패턴 성격 취미 성향 가치관 다 잘 맞고 1년 동거하면서 사소한 걸로 다투긴 다퉈도 금방 풀리고 너무 잘맞는 거 투성이고 둘이 놀때가 젤 행복해서 서로 친구 만나는 것도 안 하게 되고 상대가 싫어하는거 있으면 과감하게 포기할 정도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거든. 이렇게 사랑받는 연애 처음해봐.

난 진짜 비혼이였는데 애인처럼 성실하고 가정적이고 나에게 매순간 최선이고 본인보다 날 우선순위에 두는 걸 보니까 결혼이 너무 하고 싶어지는 거야. 그래도 내가 돈이 있으니까 돈 있는 사람이 더 쓰면 되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3~4년 후에 결혼이 너무 하고 싶어서 겸사겸사 아빠한테 애인 소개시켜줬는데 아빠는 집도 내가 해가고 지원도 받는데 상대는 모은 돈도 없고 집안 사정이며 지원 받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결혼을 반대하더라고...

그래서 애인이 가난해서 미안하다고 가난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서 지원 받을 수 있는 것도 없어서 미안하다고 자기가 무능력해서 미안하다고 4년동안 투잡이든 쓰리잡이든 자기가 최대한 돈 마련해보겠다고 나도 빈손으로 결혼하고 싫다고 결혼 예정일이 계속 미뤄져도 너랑 꼭 결혼하고 싶다고 하면서 우는데 억장이 무너지고 안쓰럽더라...

난 애인이 너무 너무 좋아서 내가 손해보는 일 있더라도 결혼하고 싶은데 지금 이렇게 돈 문제로 집착하고 하다보면 언젠간 지치고 현타와서 애인이 날 버릴까봐 무서워... ㅜㅜ

[둥이1]

ㅠㅜㅠㅜㅠ 남친도 이해가고 아빠가 반대하시는 것도 이해가 현실이 뭔지.. 에휴

[글쓴둥이]

맞아 서로가 다 이해가서 너무 속상해... 내가 몸이 좀 아픈데 그러니 더더욱 고생 안 하면서 살길 바라는 거 같구... 날 위해 반대하는 거라 아빠를 미워할수도 없고....

[둥이2]

아버님을 잘 설득해봐... 나도 집에 빽없고 돈없는 입장에서 솔직히 투잡 쓰리잡한다고 돈이 갑자기 생기고 그러지도 않더라고
투잡 쓰리잡이 말이 그렇지 얼마나 힘든데
진짜로 애인이 돈 모으겠다고 그렇게 몇년을 지속할수있을지도 미지수고

[둥이2]

그렇게 일하다보면 너 만날 시간도 없을듯

[글쓴둥이]

맞아 지금 본업도 힘든데 쓰리잡 까지 하면 얼마나 지치고 힘들겠어. 아무리 동거한다고 해도 이젠 같이 저녁도 못먹고 산책도 못하고 자기 전에 얼굴 보는게 전부겠지... 그렇게 힘들게 일하다보면 회의감 느껴서 날 포기해버릴까봐 그게 더 무서워... 그래서 나도 직장생활 포기 안 하고 열심히 벌어서 내가 보태주겠다 그러면 쓰리집까지 할 필요 없는 거 아니냐고 같이 열심히 벌어서 같이 살아보자고 했는데 애인은 또 그건 싫대...ㅠㅠ 진짜 내가 뭘 어떻게 해야해

[둥이3]

근데… 내가 아버지라도 반대할 듯…

[글쓴둥이]

내가 몸이 안 좋아서 설대로 추적검사 받으러 다녔는데 만났던 애인들은 괜찮냐고 죽을 사줬지 지금 애인처럼 무리하게 연차써서 나 왕복 4시간 병원 데려다주고 검사 기다려주고 죽 만들어주고 진짜 이런 지극정성인 남자 여태 없었거든??? 이런 걸 다 말을해도 고마운건 고마운 거라고 결혼은 현실이라 아니라고 무작정 아빠가 귀를 막아버리니까 너무 속상해... 결혼이 꼭 돈이 중요한건가... 평생 같이 살 사람이면 이렇게 서로에게 최선이고 우선으로 생각해주는 사람과 함께하는게 행복하지 않을까... 나 이제 29고 애인은 31이라 이렇게 계속 밀리면 흐지부지 결혼도 없던 일 될 거 같아서 무섭고 애인도 날 포기할까봐 무섭고 너무 우울해서 눈물만 난다.. 가난이 죄는 아니잖아 ㅠㅠㅜ

[둥이4]

돈이 그렇게 중요하냐니.. 그건 니가 돈이 이미 있으니까 안 중요해보이는 거임 너가 몸이 아파서 앞으로 쓸 돈도 많은데... 거기다 남편 빚까지..? 결혼하고 싶으면 걍 돈이랑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니가 먼저 희생하겠다고 결심해야함 돈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말고... 그리고 나머지는 남편이 정말 좋은 사람이길 바라야지 그리고 남편 집안에 빚이 수억수천도 아니길 바라고

[둥이4]

그리고 너희 집안은 부모님 노후도 준비되어있겠지 그런데 남편 집은 노후가 되어있겠니..? 부모 빚을 아들까지 갚아가고 있는 형편에... 그러니까 당연히 시부모님 노후도 너희 부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함 여기서 노후란 거는 단순히 은퇴하시고 난 다음의 생활을 말하는 게 아님.. 돌아가실 때.. 그 병원비하고 약값하고 다 맡아야 한다는 소리임 물론 그만큼의 돈이 너한테 있으면 상관없는 소리긴 함

[글쓴둥이]

하하... 상대 부모님 노후까지는 생각 못해봤는데...... 이런것도 신경 써야하는구나... 인사 드리러 갔을 땐 어머님은 본인 노후 아들한테 안 부탁한다고 걱정말라고 하긴했지만 .... 참 어렵네....ㅜ...

[글쓴둥이]

내 병에 쓸 돈은 이미 다 모아놓기도 했고 보험도 탄탄해서 사실 병원 관련비는 애인이 신경 안 써도 돼... 그리고 만약 돈이 더 필요하다고 하면 병원비는 내가 벌어서 쓰는게 맞지ㅜㅜ!!!
지금 애인집안 빚은 다 갚은 상태라 갚을 빚은 없고 모으기만 하면 되는 상태구... 집은 동거하는 집이 자가라 여기서 신혼생활 하고 결혼자금 이런건 내가 거의 다 부담할테니 걱정하지 말고 눈치보지도 말고 나랑 결혼만 해달라고 했는데 그건 또 애인이 치를 떨면서 싫어하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러

[둥이4]

아항 그런 상황이면 진짜 솔직하게 말하면 걍 나는 강수 둘 거 같음 그만큼 사랑하면 ?? 난 기다리는 거 못 참아서... 불효는 어쩔 수 없긴한뎅

[둥이4]

그냥 혼인신고서 인쇄해서 여기 이름 적던가 아니면 끝내던가... 이러면 안됌..? 남친 자존심이 그만큼 강력한가

[둥이5]

현실이 너무 가혹해서 슬프다… 돈이 무조건 1순위가 아닌건 확실한데 돈 때문에 다른 123순위들이 방해받으면 안되잖아 ㅠㅠ 그래도 매일매일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다보면 언젠간 잘되어있지않을까 쓴이 너무 우울해하지마 계속 서로 그렇게 사랑해주면서 어떻게든 잘 살면 되는거지

[둥이5]

어 근데 답댓 읽어보니까 집 빚 다 갚은 상태면 진짜 괜찮을것같은데? 투잡 쓰리잡 필요없이 꾸준히만 모으면 적어도 2년 후 쯤엔 훨씬 상황이 좋아져있지않을까? 좀 더 설득드려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하잖아

[둥이6]

근데 너쪽이 돈이 많고 상대는 쳐지는 입장이니까 당연히 결혼하기까지는 잘해주지 않아? 전애인들은 현애인보다 사정이 나아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은걸수도 있고, 결혼 전까지는 어땋게든 결혼하고 싶어서 자기 내려놓고 맞춰주다가 하고 나면 또 다를수도..

[글쓴둥이]

최근에 우리아빠 인사드렸을때 사실 내가 살고 있는 이집 자가고 부모님 노후 준비며 아빠 사업규모 이때 처음 밝혔어... 2년 연애하면서 처음부터 한결같이 잘해줬던 사람이야ㅜㅠㅜㅠㅠㅠㅠㅠ

[둥이7]

내 주변에 극구 반대해도 아직도 연애중인 커플있는데 50대40대시거든? 그 분들은 여자쪽이 국회의원쪽이고 그래서 결혼은 못하는데 20년째 만나고 있어

[둥이7]

그러니까 하고 싶은 말은 쓰니가 놓지않고 믿음을 주면 잘 만날 수 있을거야 힘내 넘 맘고생하지말구 나도 남자쪽이 많이 기우는 집인데 울 부모님은 남친이 성실해서 괜찮다고 생각하시더라 성실하고 그런 장점 언젠가는 부모님도 알아주실거야

[둥이8]

그냥 혼자 살아

[둥이9]

와 찐사다.. 울컥해

[둥이10]

아버님 허락좀 해주세요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