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8살때부터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종종 아파트 베란다에 걸터 서서 여기서 뛰어내려 죽고 싶다 생각하거나 배 가까이 칼을 대고 찌를까 말까 했던 게 우울을 처음 마주한 시기였던 것 같아.
12살엔 처음 자해를 했고 그 후엔 18살인가 19살에 한 번 더. 그리고 제일 마지막은 1년 전인 것 같아. (지금은 성인임)
약은 20살 때인가 한 3개월? 먹다 끊고 몇 년 후에 성인 ADHD랑 우울증 진단 받아서 6개월 정도 복용했다가 또 끊었어. 끊고 싶어서 끊은 건 아니었고 상황상 어쩌다보니 끊게 되었는데 현재 약 끊은지 4개월 됐거든?
최근에.. 한 달 조금 넘게 다닌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게 삶에 대한 생각으로까지 이어져서 자살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 아무래도 직장 때문인 것 같아서 퇴사를 했는데 오히려 지금 내가 더 구렁텅이로 가는 것만 같아.
사실은 직장을 핑계로 모든걸 관두고 싶어서 그만둔걸지도 몰라. 재밌는 게 없고 전에 흥미있던 것들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아. 자꾸 그냥.. 나는 왜 이럴까, 몇 십년동안 왜 맨날 제자리일까 싶고 이렇게 살거면. 이런식으로 굴거라면 누구에게도 피해 가지 않게 그냥 죽는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어.
내가 어릴 때 가족 중에 친했던 사람이 자살로 죽은 경험 때문에 몇 년 전, 아니 마지막으로 자해했을 때만 해도 자살은 정말 아니다 생각했는데 그때 기억을 다 잊은 사람처럼 요즘 자살을 처음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이게 좀.. 뭔가 느낌에 내가 지금 좀 심각한 것 같은데 이랬다 저랬다 병원을 갔다 안 갔다 우울했다 안했다 뭐를 시작했다 관뒀다 흥미가 있다 없다... 몇 십년 간 반복적으로 이러니까 우울증이건 뭐건 그냥 나라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라서. 이렇게 태어나서 그게 문제인 것 같더라고.
아니면 정말 우울증이 심해서 이런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주변에 나처럼 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다들 각자 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잘 살고 이겨내서...
가족에게 아직 말을 안했는데 말하면 또 그러냐고 그럴까봐, 괜히 또 병원비 나갈거고, 걱정만 늘릴 거고.. 친구들한테도 이런 내가 친구라서 너무 미안하고 그래서 그냥 다 정리되게 죽는 게 제일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드는데...
그러면서 죽을 생각만 하면 왜 자꾸 눈물이 나고 슬픈건지. 죽기 싫은건지, 죽고 싶은건지.. ㅋㅋㅋㅋ 혼란스러워.
그냥 일단 어떻게 되든 가족한테 얘기하고 병원 다시 가는 게 좋은 선택일까? 근데 내가 지금 병원 갈 정도일까? 잘 모르겠어.. 오히려 병원 다니면서 약 먹을 때 감정을 잘 느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오히려 평온해. 누구누구랑 어떤 약속을 잡아서 이러저러한 얘기만 나누고 안심시켜야지, 유서에 이 사람은 언급하지 말아야지 그냥 이런 생각 하면서 어떻게 어디서 죽을까 생각하는 정도인데.
뭔가 말하면서 스스로 심각한 것 같으면서도 그냥 생각뿐이니까. 전처럼 자해하거나 뭐 펑펑 울고 지쳐서 잠들고 그런 건 또 아니니까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하도 주기적으로 이래서 내가 나한테 좀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