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평일 일했는데 금요일날 매니저님이 했던 말이 잊혀지지를 않아.
처음 제조해보는 음료가 들어와서 벽에 붙여진 레시피 확인하면서 그람수 체크하고 또 다시 보면서 2스푼 넣고 했는데(속도가 느린건 아니었음)
매니저님이 그런 날 지켜보더니 하는 말이 "아직도 헷갈리시나요?" 라고 묻더라고.
내가 "네. 아직 헷갈리는게 많네요. 그람수 라던지 몇스푼 이라던지..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아직 잘 모르겠어요ㅎㅎ" 라고 대답했어. 안 외우려는 게 아니고 메뉴가 많다보니 헷갈려서 잘 모르겠다고 말 한 거였지.
그 후로 무슨 말을 했었는데 크게 기억나지가 않네. 앞전 질문이 너무 기억에 남아.
내가 답답했던건지, 꼬박꼬박 레시피 확인하며 만드는게 보기 불편했는지 모르겠어. 그래도 만들었던건 거의 기억하고 바로바로 하거든. 손이 느린편도 아니고 나보고 잘했다고 하기도 하셨고. 잘한 건 잘했다고 해주시거든.
내가 신입이고 카페 처음 일하는건데 일주일 일하고 아직도 모르겠냐는 뉘앙스의 말을 던지시니까... 역으로 그 질문이 이해가 안 가가지고 주말 내내 생각하게되네.
레시피 종류별로 다양한 곳이야. 처음이라 어디에 뭐가 있는지도 솔직히 다 외운건 아니고. 내일 또 헤맬지도 모르지...
매니저님
실수하면 죄송하다고 꼭 말씀드리고 몇 번이고 사과드리고 손은 계속 움직이면서 할 일을 찾으면서 일하고 있는데 그런 저의 노력을.. 애쓰는 모습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냥 좀 더 독려해주시면 좋겠어요.
본인 쉬는 시간이라고 이틀 밖에 안 한 저를 혼자 두고 밥 먹으러 가셨을땐 정말 많이 무서웠어요. 그땐 할 줄 아는게 아메리카노 만드는 것 뿐이었는데 혼자 20분 간 빵 굽고 음료 만들고 그러면서 고군분투 하느라 입이 바싹 마르더군요. 초원에 혼자 버려진 기분이었어요.. 결국 실수했죠. 매니저님이 저 눈으로 욕하는 거 다 아는데 정말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그리고 4일차부터 거의 실수를 안 하는 저를 보면서 희망을 얻으셨었나요? 5일차땐 1시간 전부터 밥 먹으러 나가셨었죠. 솔직히 그날도 혼자 하느라 두려웠습니다.
시간이 남을때 뭐라도 더 알려주셨으면 좋겠어요. 혼자 찾아 헤매는 거 지켜보시기만 하시고, 못 찾으면 한숨 쉬시는 거 너무 무서워요.
저 매니저님 때문에 일주일 만에 그만두고싶은 마음도 들어요. 정말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