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꿈꾸던 직업을 위해서
대학교도 관련과를 가려고 했지만 실패.
편입만 바라보고 성적 잘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엠티, 개총, 종총 이런 거 하나도 안 가보고
과에서 거의 아싸처럼 지냈지
교양에서 나한테 관심있는 사람도 있었는데
나한텐 남에게 시간 쏟을 여유도, 시간도, 돈도 없었지
자취할 돈도 없어서 3시간 통학하며
주말 투잡 뛰면서 살았으니까
다행히 학점은 잘 받아서 좋은 대학 원하는 과로 편입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고 그때부터 시작이더라
온갖 대외활동에 전적대 보다 더 공부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점 따기란 진짜 어렵더라고...
그래도 꿈 하나만 위해서 이 악물고 진짜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새벽에 과제 끝내고 자는데
갑자기 더 좋은 게 생각나서 수정하고 수정하기를 반복
더 좋은 학점을 받아야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래도 노력은 배신 안 하더라 다행히 4.3 넘겨서 졸업하고
바로 칼 취업. 어렸을 때부터 내가 꿈꿔오던 일을 하는 건
진짜 신기하고 좋았지 돈을 적게 준다고 해도
불리한 일을 시킨다고 해도 이 일을 할 수만 있다면
그냥 견딜 수 있었어
근데 이 일을 시작한지 3년차가 된 지금의 나는
이제 한계가 오는 것 같다
뭘해도 재밌지가 않고 일만 생각하면 어느순간부터
불안과 짜증으로 가득해 ... 그냥 가만히 있다가
눈물 흘릴 때도 많고. 어린 날의 나는 이런 걸 꿈꿨을까...
나는 이 꿈 하나만 보고 달려왔는데
너무나 다른 현실에 이젠 지친다
돌아보니 손에 쥔 건 하나도 없네..
추억도 .. 사람도.. 열정으로 가득했던 내 청춘도
다 사라지고 없는 것 같아
아직 20대 후반일 뿐인데
거울속에 비친 내 모습은 진짜 너무 늙었고
웃음기도 사라졌고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한살이라도 젊을 때 그냥 그 순간을 즐길 걸
그냥 나 좋다는 사람 한번 만나볼 걸
더 많은 친구들을 좀 사귀어 볼 걸
그럼 내 인생이 달라졌을까
곧 퇴사 앞두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서
끄적여 봄 다들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