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에 적혀있더라
그래서 말을 안 했다더라
근데 그 말을 내가 했었어 걔한테
내가... 난 내가 걔 대나무 숲인 줄 알았는데
아니였나봐 내 오만이였나봐
내 우울증이 걔한테 전염됐었나봐
그걸 널 잃고야 아는 한심한 누나야
난 이제 어떻게 사니
나쁜 놈아
널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장례식장이 미어터지는데
너 어떻게 그렇게 한 마디 언질도 안 하고 가?
너가 나한테 갑자기 술 마시자고 찾아왔을 때
그 때 내가 널 정신과로 데려갔어야 했어
혼자 전화 상담이니 뭐니 찾아다니면서
왜 한미디를 안 했어
왜 그랬어 왜
왜
제발 이게 다 꿈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