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에 20대 중반 대학생인 전애인이랑 3년 사귀었는데 걔랑은 딱 정말 대학생 같은 연애를 했거든 쪼들리고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소소하고 풋풋한 그런 게 좋았어
내 생일 때 하고 싶은 거 있냐고 물어보길래 분위기 있는 식당 가고 싶어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싶다고 하니까 그럼 너 좋아하는 엽떡 먹을까? 이러던 애였는데ㅋㅋㅋㅋ 뭐 그런 식당은 둘 다 직장인 되고 나서 가면 되지 이렇게 생각했었어
걔랑 헤어지고 1년만에 새로 만난 사람은 전애인이랑 동갑인데 여러 사정으로 아직 졸업도 안 한 전애인이랑 다르게 칼졸업 칼취업해서 2년차 직장인이야
전애인이랑은 분식집 기사식당 이런 2인 합쳐서 2만원도 안 하는 서로 자취방 근처 식당들 주로 갔는데 걔는 아재 입맛 나는 한식파라 잘 맞긴 했지만..
둘 다 대학생이라 반반 냈는데도 가끔 2인 합쳐 3-4만원 넘는 식당 가면 메뉴판 볼 때부터 기분 안 좋은 거 보이고 계산할 때도 그랬거든
현애인은 연애 경험만 따지면 오히려 전애인보다 적은데도 역시 직장인이라 다른 건지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식당들 엄청 잘 알고 데려가주고 사귄 지 2달만인 낼모레가 내 생일인데 한 2주 전부터 엄청 좋은 식당 예약해뒀더라고
내가 연애해보기 전에 드라마 같은 거나 보면서 꿈꿔왔던 어른의 연애가 딱 이런 거일 텐데.. 심지어 외적인 것도 전애인이랑 비교불가일 정도로 잘생겼어
근데 왜 자꾸 전애인 생각이 날까.... 돌아가고 싶은 건 맹세코 절대 아냐 서로 잘 끝냈거든 근데 이렇게 현애인이랑 좋을 때마다 계속 생각나니까 내 자신이 너무 싫어진다 에휴 익숙한 게 좋은 거라 착각해서 그런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