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네
그동안 못해준게 많아서 미안하다네
필요한게 있으면 제발 말을 하라네
난 말을 안했거든 내 머릿속에 아빠는 능력없는 아빠니깐
내가 5,6살 때 얘기도 꺼내더라 미안하다고
아빠가 어렸다고 생각해주면 안되겠냐고
맞아 나는 살면서 아빠를 좋아해본적이 없다
항상 돈문제 일으켜서 할머니랑 싸우고
맨날 담배피면서 게임하고 나한테 관심도 없고..
심지어 고등학생때는 집 넘어가게하고 잠수탔지
결국 고모집에 얹혀살다가 고모가 해결해주니까 집에 들어오더라
내가 그때 처음으로 꺼낸 속마음을 아빠는 카톡 읽씹하듯 바로 내 방문을 닫고 나가버렸지
그 이후로 나는 완전히 마음을 닫았지
뭐 성인되고나서 가끔 영화보러가자 뭐 먹으러가자 아빠 야구하는 거 와서 구경해라..
당연히 싫었고 거부감이 들고 혐오스러웠지
이제와서 친하게 지내자? 웩
책임감을 뒤로하고 회피하고싶은거 맘껏하다가 이제와서 본인이 원하는대로 해주길 바란다니
그렇게 난 최소한의 소통만하면서 지냈는데
요즘 내가 힘든걸 보더니 오늘 술먹고 전화해서 같은 말 반복하고 미안하다고하고 넌 내 딸이라고 반복하더라
미안하지만 내 딸인건 변하지 않는다고 너한텐 유감이래
내가 체중이 43키로야 사실 말도 안돼 키가 166인데
원래는 45였는데 점점 더 빠지고있어
그냥 스트레스 받기도하고.. 최소한만 먹게되다보니 빠지더라
내 이런저런 꼴을 보니 속상했나봐 제발 밥 좀 먹으라고
먹고있다고해도 안믿네
사실 고민이 되네
근데 무슨 고민인지도 모르겠어
그냥.. 오늘 아빠가 나한테 제대로 손을 내민 느낌?
나는 딱 그거였어
아빠가 자기 잘못을 회피한다. 그걸 나한테 사과하지 않고 내가 먼저 손내밀었음에도 도망쳤다. 나는 버려졌고 엄마도 어릴때 날 버리고 떠났으니 난 이제 고아나 다름없다
난 아무도 믿을 사람이 없다 기댈 사람도 없다
근데 오늘 아빠가 나한테 사과를하고 예전일을 꺼내고
본인을 믿어달라고하니..
그냥 착잡?한 것 같아
사실 좀 고마움이라 해야하나 반가움이라해야하나 그런 감정도 들었는데..
아빠에게 의지하며 이런저런 얘기도하고 필요한 거 있으면 말도하고.. 남들처럼 그렇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또 거부감이 드네
내 마음이 뭔지 모르겠다
지금 비가 추적추적 내리다가 또 많이 내리는게 꼭 내 마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