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가는 중에 엄마 마주침

하 진짜 큰일날 뻔 했다

[익인1]

엄마 몰라?!

[글쓴이]

응.. 가족들 아무도 모름

[익인1]

여기라도 털어놔 ㅌㄷㅌㄷ

[글쓴이]

말이라도 고맙당🙃

[익인1]

진심 나도 정신과 디녔는데 아빠가막 웃기지도 않다 아빠때는 그런거 다 이겨냈다 이런 말 들어서 더 짜증나서 더 반항했거든 혼자 숨기지말고 이런데라도 말해 정신과로도 해결안되는 것도 있을수 있으니까

[글쓴이]

1에게
음 그럼 그냥 얘기할까?..ㅋㅋ
첨부터 그런건 아니였고 고1 중간부터였나 계획 세우고 공부하는데 하나라도 어긋나면 그날 하루를 버렸거든? 그게 반복되니깐 점점 무기력해지는거야 근데 이게 계속 되다보니깐 나도 모르게 우울증이 왔나봐 고2때 정신과 가려고 했는데 미자는 혼자 진료를 못봐서 그냥 2년동안 참고 가야겠다 생각했었어(지금은 후회함..) 사실 고등학교때는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크게 인식하지도 않았고 공부 안하고 회피하고 미루는걸 단순히 내가 의지가 없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했었어 그뒤로 수능은 당연히 망했고 집 앞 전문대로 들어갔다가 너무 힘들어서 일주일 다니고 자퇴했어 원래라면 그때라도 공부해서 수능 봤어야 했는데 그냥 돈 모으고 내년에 공부하겠다고 했지... 둘 다 병행했으면 좋았을텐데

[글쓴이]

1에게
회피하는게 심했어서 그런가 작년에 정신과 한 번 가고 계속 미루다 올해 4월 되서야 가기 시작했거든 막상 공부 시작하니깐 고등학교때랑 똑같은거야 불안하고 눈물나고 그래서 열흘만에 포기하고 지금까지 집에서 아무것도 안한채로 지내고 있어 따지고 보면 2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것도 날리고 고3때 포기하지 말걸 후회도 되고 그냥 다 후회투성이야 자살사고도 계속 하고 있고 점점 망가지고 있나봐..ㅋㅋ

[익인1]

글쓴이에게
와.. 나 외국이라 시차가 안맞아서 이제봄 익명인데도 믿고 힘든얘기 꺼내줘서 고마어 글만 봐도 진짜 힘들었을거같아 내가 판단하려는건 아니지만 그냥 친구가 고민털어놨다고 생각하고 들었을때 쓰니 너무 완벽주의를 추구했던거같아.. 마음이 아파.. 너자신을 너무 기계부품처럼 돌리다가 조금 안맞거나 제품이 잘 안나올거같으면 기계를 멈춘거 같아.. 근데 우린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자나 좀 못할수도 있고 수능이니 대학이니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에 안맞다고 그게 틀린건 아니자나 남들이 머라하든 머라 보든 그건 내가 애초에 만든게 아니야 즉 그건 진짜 내게 아니야.. 내가 안만든 거안에 날 우겨넣으려니 무기력증이 오지…그래도 그렇게 힘들면서도 죽지않고 살아있어줘서 고마워 우린 다 남들 같아도 다 연결돼있어 이렇게 멀리있는 나도 쓰니가 살아있어줘서 댓글도 달수 있고 나도 그때마다 죽지 않고 내길 와서 살아있어서 쓰니 얘기 듣자나.. 우리 살자 우리인생이야 우리 겨우 그좁은 우리안에 날 가두고 주는 밥만 먹기에는 너무 아까운 존재들이야 지금 좀 무기력해도 차차회복되는날이 오면 쓰니가 진짜 하고싶었던거 눈반짝이고 가슴설레면서 찾게될거야진짜야 나 여기 자주 들어오니까 또 남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