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되게 잘 맞았고 그 흔한 성격차이나 사소한 이성문제 이런 것도 없어서 오래 만나도 싸운적은 한번도 없었어
늘 평온하게 감정소모 없이 만나와서 둘다 진짜 매일 재밌고 행복했던 기억밖에 없거든
근데 우리 헤어지는 날까지도 싸우지 않고 헤어졌다?
둘다 대학생일 때 만나서 올해 비슷한 시기에 직장을 갖게 됐어
난 개인회사에서 일해서 일하는 환경에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 친구들도 다 직장인이라 자주 보는 편도 아니고 .. 시간나면 남자 친구랑 데이트하고 쉬다가 또 출근하고 그게 반복이야 난
반면에 남자 친구는 대기업쪽인데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업무 강도도 많이 높은 부서야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커보였고 정말 많이 힘들어해서 내 앞에서 힘들다고 울기도 했었거든
근데 점차 본인 힘든 얘기를 10이라면 나한테 5정도 얘기하는 것 같더라고 둘이 다른 업계이다 보니까 내가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도 없고 그냥 들어주고 기분전환 시켜주는 정도의 도움 밖에 줄 순 없으니까
얘가 입사하고 같은 팀 동기 형 두명이랑 되게 친해졌는데 서로 일 도움 받고 같이 고민하면서 그때부터 뭔가 형들한테 의지를 많이 했나봐 (절대 여자 아니고.. ㅠㅠ 내가 다 아는 사람들이야)
원래 얘도 인간관계가 많이 넓거나 나 만나는거 아니면 정말 가끔 친구들 한두번 보는 정도라서 직장에 마음 맞는 사람들 만나서 되게 즐겁다는 얘기까지 했었어
점차 내가 전보단 의지가 안 되고, 연애초반엔 매일 보다가 이제는 바빠서 일주일에 한번 데이트하다 보니까 점차 감정을 잃은 것 같아
한달 전에 남자 친구가 본인 속마음을 꺼내면서 본인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좀 성격이 급해서 다음날 바로 얼굴 보고 얘기해보자고 해서 바로 그냥 대화하고 서로 노력해보자 하고 풀었거든 그게 화근이였던 같네
얼마전에 남자 친구 때문에 내가 많이 속상해할 일이 생겨서 얘는 계속 미안하다고 하고 일방적으로 내가 좀 불안했던 거 속상한 거 다 쏟아냈던 상황이 있었는데 내가 너는 이제 내가 중요하지 않은게 맞다는 식으로 상대방의 마음에 확신을 줄 만한 말을 뱉어버렸어
그랬더니 얘도 터진건지 더 잘해줄 자신이 없고 계속 외롭게 두고 상처만 주는 것 같다고 정말 미안하대
그래서 그렇게 헤어졌어
나보다 남자 친구가 마음이 더 컸던게 느껴질 정도로 나한테 바라지 않고 본인 사랑은 다 줬던 사람이라서
다른 이유는 없고 정말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인생이 너무 바쁘고 지치기도 하니까 의지대상이 달라지면서 나한테 소홀해진 것 같아 노력으로 마음이 돌아오는 건 아니니까
그걸 더이상 날 많이 안 좋아한다고 혼자 결론 내린 것 같고 그런 마음이 드는게 미안해서 나를 끊어낸 것 같아 그냥 내 생각은 그래
얘는 직전까지도 우리 다음달에 여기 여행가자, 이거 하고싶다 하면서 먼저 제안하던 앤데.. 마지막엔 회피하고 즉흥적이고 이기적이기까지 했던거지 멘탈도 좀 약한 사람이라서
만나면서 신기할 정도로 부정적인 감정은 느껴본적 없이 행복했고 첫사랑 같았던 사람이라 마음이 아프다 너무
막상 정말 헤어져보니 내 소중함 좀 느끼고 후회했으면 좋겠는데 내 욕심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