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 취소된 지난 25일 대전 삼성전에도 안치홍을 선발 2루수로 라인업에 넣은 김경문 한화 감독은 “앞으로 안치홍이 아프지 않는 한 2루수를 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팀이 타격이나 모든 면에서 경기를 운영하는 데 있어 안치홍이 2루수를 맡아줘야 한다. 그래야 우리 한화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팀뿐만 아니라 개인을 위해서도 ‘2루수 안치홍’이 더 좋다는 게 김경문 감독 판단이다. 김 감독은 “지명타자를 치면 몸은 편하지만 그 나이에 지명타자를 치기 시작하면 선수가 작아진다. 자기 포지션을 갖고 움직이면서 해야 선수 생활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본다. 자기 포지션에서 수비를 하고 몸을 긴장하면서 타격하는 게 치홍이한테도 더 좋다”고 말했다.
그만큼 안치홍의 수비력이 살아있기에 가능한 결정이다. 김 감독은 “올해 2루수로 준비를 많이 안 했다고 들었는데 여전히 수비를 잘하더라. 커리어는 무시 못한다”며 “지금은 시즌 중이니 연습을 많이 할 순 없지만 시즌 마치고 마무리캠프나 스프링캠프 때는 전적으로 2루 수비만 할 것이다. 본인도 다리가 100% 상태가 아닌데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겠다고 하더라”면서 안치홍이 2루 수비에 의지가 크다고 전했다.
안치홍이 2루에 고정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한화의 유격수 경쟁이 더 치열해지게 됐다. 현재는 이도윤이 주전으로 뛰면서 하주석이 뒷받침하고 있는데 시즌 초반 유격수로 뛰었던 황영묵이 다시 가세한다. 우천 취소된 25일 삼성전 선발 유격수도 황영묵이었다. 여기에 문현빈도 2루 고정에서 벗어나 3루수에 유격수까지 내야 유틸리티를 준비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지금으로선 이도윤이 주전이지만 몇 년간 계속 주전으로 뛰었던 게 아니다. 작년부터 100경기 넘게 뛰기 시작했는데 이제 체력적으로 떨어질 때가 됐다”며 “지금 뒤에서 정말 잘 참고 열심히 하는 하주석도 있다. 팀을 위해 희생을 하고 있으니 기회를 줘야 한다”는 말로 유격수 로테이션 활용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