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정말로 미안해… 솔직히 말하자면, 남자친구를 만난 이유가 금수저라서 그런 부분이 제일 커.처음에는 비싼 선물이나 좋은 곳에 놀러 다니는 게 너무 좋았거든. 그동안 내가 기분이 안 좋으면 화풀이를 하기도 하고, 별것도 아닌 일로 짜증을 내고 때리고 그랬는데 짜증 한번 안내고 화 한번 안내고 아프거나 힘들다는 내색도 안하더라고. 장난으로 때린것도 아니고 내 심기 건들면 아프라고 정말 힘껏 때려서 내 손바닥이 다 아프더라. 그럼에도 얘는 항상 웃으면서 내 기분을 맞춰주려고 애써서 속으로는 어쭈 이게 기가 안죽네 이러면서 더욱 심하게 대했던거같아 솔직히 속으로 돈 많고 저렇게 잘 사는 애는 내가 좀 괴롭혀도 괜찮지...이런 생각으로 그랬던게 큰거같아. 얼마 전, 내가 키우던 강아지가 죽어서 장례를 치르고 화장하는 과정이 정말 힘들었어. 그때 남자친구가 나에게 기대고 하루 종일 울었던 기억이 나. 그는 잠도 안 자고, 나를 위해 예전에 키우던 고양이 얘기도 해주고, 밥도 챙겨줬어. 강아지 화장과 장례비용도 70만원 넘게 다 내주고, 치로 할머니 산소까지 데려다줘서 유골함도 묻어주고 왔어. 그렇게 많은 정성을 쏟아주는데, 나는 걔를 힘들게만 한 것 같아.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상처를 줬는지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죄책감까지 들 정도야..
서울에서 혼자 자취하면서 의지 할 수단이 강아지와 남자친구 밖에 없는데 그 중에 하나가 사라져버리니까 이제 남은건 하나고 앞으로는 내 기분이 중요한만큼 남자친구의 입장도 생각하면서 살아갈거야... 나는 이렇게 보니까 정말 나쁜 사람인거같다
너무나 부끄러운 행동이라 어디다가 고백 할 수 없어서 욕 먹더라도 커뮤에라도 올리고 싶었고 나중에 고해성사도 하러 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