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안과에서 수술할거고 오늘은 사전 검사랑 진료 및 면담이랑 여러가지 검사(채혈, 심전도, 엑스레이 등) 했음
근데 내 수술 담당 교수가 너무 말을 대놓고 하는 스타일인거야 그리고 나랑 그 교수랑 성이 좀 특이한데 성이 같아.. 내가 엄마랑 같이 들어갔거든? 15분정도 대화를 했는데 그중에 5분 정도만 눈에 관련된 이야기고 나머지 10분은 내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한 이야기였어 내가 좀 대화를 아주 조금만 구성해볼게
교수 : 눈이 이러면 태어났을때부터 이랬을텐데? 왜 수술을 안시켜줬지?
엄마 : 그때는 얘가 속눈썹 찔린단 말도 안하고 딱히 이상이 없었는데..
교수 : 에이 아니지! 원래부터 선천적질환이야 원래부터 이랬지 왜 수술을 안시켜주고 지금 하면 힘들지.. 이야 이거 눈 상태가 50대 눈 상탠데? 알러지도 있는 것 같고 분비물샘도 다 막혀있고... 같은 성씨인데 딱 보니 니 못됐제? 우리 성씨가 좀 못돼먹고 게으르고 놈팽이 스타일이야 ㅋㅋ
나 : 아 ㅎㅎㅎㅎ
교수 : 니 뭐하고 있어?
나 : (못알아들음) (당연함 환자한테 "니"라고 지칭할리가 없다고 생각함, 간호사한테 말하는줄)
교수 : 니 뭐하고 있냐고?
엄마 : (대신 대답) 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ㅎㅎ
교수 : 이야~ 힘들다 힘들어 인생.. 무슨 공부? 공무원?
나 : 그냥.. 공기업 공부요 ㅎㅎ
교수 : 몇시에 자? 니 딱 보니까 공부 안 할 것 같은데 (삿대질하며)
나 : 보통 새벽 3시쯤...
교수 : 이봐~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새벽까지 공부한답시고 집중 안하고 그런다니까.. (그러면서 수면 패턴과 멜라토닌 분비 및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이야기)
엄마 : 네 호호호 그러게요 감사합니다 (엄마는 참고로 교수 대화 엄청 즐겁게 듣고 나 무시하는 투로 말하는데도 그냥 웃으면서 맞장구쳐줌)
대화가 너무 긴데 그냥 생각나는 초반 대화만 작성해봄.. 저런 식으로 대화하면서 엄청 편하게 의자에 젖혀 기대서 얘기했고 같은 성씨라서 성씨에 대한 이야기와 몇대손인지 무슨 종파인지도 물어봄 ㅋㅋㅋㅋ 그러면서 수술이 뭐 어렵고 실비도 원래 안 되는데 자기가 같은 성씨라서 힘 좀 쓰는거라고 더 신경써주는거라고 생색내며 말함
근데 이 교수가 우리 지역에서는 안과 분야에서 좀 괜찮은 실력으로 알려져있음
니네같으면 받을 것 같애? 화법이나 스타일 빼고 딱 수술만 생각했을때? 난 너무 무례하고 기분 상하고 짜증났는데 엄마는 자꾸 쉴드치면서 수술만 잘해주면 됐지! 수술 해줄 사람한테 맞장구를 쳐줘야지! 이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