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내가 이상한건지 봐주라.. 좀 길어
집에 에어컨이 부엌에 한 대, 큰방에 한 대 있어.
여름에 에어컨 틀 때 전기세 때문에 부엌 꺼는 잘 안 틀고 큰방만 계속 켜두는 편이야.
원래 큰방을 엄마가 썼는데 날이 좀 더워지고 나서 오빠가 덥다 하니까 오빠한테 양보하고 엄마는 오빠가 쓰던 방으로 옮겼어. 날이 더 더워지면서 나도 큰방에 들어가서 자기 시작했는데 나는 바닥, 오빠는 침대에서 잤어.
나도 당연히 침대에서 자고 싶은데 배려한 거거든. 근데 엄마랑 오빠는 오빠가 침대 쓰는 걸 아주 당연하게 여겨.(엄마도 며칠 전부터 큰방에서 같이 자기 시작했는데 바닥에서 잠) 그게 어이없어서 며칠 전에 말 꺼냈더니 엄마오빠는 왜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이런 사소한 걸로 혼자 난리냐고 오히려 나를 이상한 애로 몰고 가더라.
내가 화난 이유가 단지 이거 때문만은 아니고 평소에도 엄마가 아들맘이어서야. 오빠가 변기물 자꾸 안 내려서, 나한테 밥 차려달라고 해서, 밥 먹은 뒤에 아무것도 안치우고 몸만 떠서 등의 이유로 이전에도 오빠랑 몇 번 싸웠었거든. 그걸로 내가 엄마한테 불평하면 엄마는 '나한테 말해도 소용없다. 오빠는 어차피 엄마 말 안 듣는다. 그리고 너나 오빠나 똑같다. 너도 그냥 좀 해주지 왜 이렇게 속좁게 구냐'고 그러더라. 말 해봤자 안 변하니까 매번 나도 그냥 참고 넘어갔어.
그리고 오늘, 엄마 오빠 나 셋이서 대화하다가 내가 오빠한테 '엄마 운전 연습 좀 도와줘라, 아들이 돼서 왜 한 번도 도와줄 생각을 안 하냐' 이랬는데 오빠가 '너야말로 전에 혼자 발작버튼 눌려서 엄마한테 해놓고 뭔 소리냐' 이러는 거야. 이 말 듣고 그냥 참고 넘겼던 화가 또 올라와서 또 화냈어.
그러고 좀 있다 화장실가려고 방 밖에 나갔는데 방 안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더라. 우리 고모가 성격 똘끼있기로 유명한데 고모 언급하면서 닮지 말아야 할 집안내력을 닮았네 어쩌네 하면서 떠들고 있는거야. 또 나 정병 취급하고 있는 거에 너무 화나서 문 열고 '나 없으니까 둘이서 나를 피해망상증 환자에 미 만드냐. 밖에서 다 들었다.' 하니까 내 얘기 더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서로 마주보고 웃으면서 떠들더라.
내가 화내도 자꾸 내 감정을 별 거 아닌거 취급하고 이상한 애로 만들어 버리니까 진짜 미치겠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진짜 내가 이상한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