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을 무서워해서 내 허리? 정도 까지 오는 곳에서 그냥 수영도 안 하고 가만히 둥둥 떠서 있었거든?
근데 자꾸 애들이 와서 담그려고 하고 장난치려고 하는 거임 그래서 그만 하라고 진짜 많이 말했어 진짜로 무섭고 얕은 곳에서 사고 날수도 있다고 진지하게 말했는데
둘 다 장난기 많아서 아이다 괜찮다 안 죽는다~ 하면서 계속 귓등으로도 안 듣고
그러다가 둘 중 한 명이 내쪽으로 오면서 얼굴에 물을 엄청 퍼다가 뿌리길래 뒷걸음질 치고 도망치는데 물 안이라서 걸음이 마음대로 안 되잖아? 그래서 발 헛디뎌서 아예 물 안에서 엉덩방아 찧으면서 물 엄청 먹고 코로 물 들어가고 이래서
내가 너무 짜증나서 진짜 진지하게 짜증내면서
아 방금 물 먹고 코에 물 다 들어갔다고. 물 뿌리고 장난치고 놀 거면 니네끼리 그렇게 놀으라고. 내가 무섭다고 몇번이나 말했잖아. 방금도 나 빠져서 허우적거릴 때 아무도 안 도와주고 웃고만 있을 거면서 내가 니네를 뭘 믿고 같이 물놀이 하고 장난을 치는데? 난 방금 진짜 무서웠다니까?
이러니까 약간 자기 둘끼리 눈빛교환 하는 느낌으로 당혹스럽다는 듯이 표정 짓고 알았다 안 할게.. 이러고 그날 좀 분위기 어색했다가 어찌저찌 더 놀다가 헤어졌는데
내가 급발진 한 거야? 난 몇 번이나 하지말라고 말했고 진지하게 말했는데 왜 싫다는 짓을 계속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