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이틀 전? 이었을거야 그때 할아버지가 태극기를 찾더래 그래서 찾아서 어김없이 걸려고 하는데 힘도 부족하고 뒤로 넘어졌나봐 그래서 할머니가 속상하고 그래서 태극기 뺏어서 아궁이에 태워버렸는데 그날 저녁에 할아버지가 할머니한테 기저귀 채워달라고 하는거야 우리 할아버지는 기저귀 차는 거 진짜 싫어해서 무조건 화장실 가야 하는 사람이거든 근데 채워달래서 채워줬다? 그래서 그날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계속 밥도 안 먹고 잠만 자려고 하는거야 그래서 손녀인 나는 걱정되고 그러니까 할아버지 억지로라도 깨워서 할아버지한테 밥먹자구 했는데 일어날 생각을 안 하고 눈 안 뜨려고 꽉 감고 있더라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할아버지 손 잡고 엉엉 울었어 근데 우리 할아버지도 내가 우는 게 느껴졌는지 손등 막 쓰다듬어주더라 내가 태극기 백개고 천개고 사줄테니까 우리 할아버지 하루라도 더 살게 해주라고 하면서 먼저 하늘나라 간 큰할아버지 막내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증조할아버지한테 우리 할아버지 일찍 가게 하지 말아달라고 몇번이고 빌었는데 안 들어줬어 그 다음날 우리 할아버니는 결국 하늘나라 갔는데 그날부터 멘탈이 너무 탈탈 털려서 종일 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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