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애인 살냄새가 정말 좋았어
그래서 그 사람이 입었던 옷 중에 살냄새가 많이 나는 옷이 있으면
좋아하는 날 위해 그 사람이 먼저 주기도 하고, 내가 달라고 하기도 했어
그래서 여러 번 바꿔가며 놓고 갔다가 헤어지고 못 돌려준 옷이 두 벌? 정도 있는데
헤어진 이후에도 그 옷을 침대 곁에 두면서 많이 그리워하고 그 옷에 집착하기도 했어
하지만 이젠 전애인이 다신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나서
내 생활에 집중하고 그 옷을 멀리하려고 노력하니 이젠 그냥 그 사람 옷이구나 할 정도로 무뎌지고 있었는데
어제 천둥번개 엄청 심했거든?
내가 트라우마 때문에 천둥번개 정말 엄청 무서워하는데,
진짜 번개는 번쩍번쩍거리고 천둥소리는 무슨 옆 건물에 폭탄 떨어졌나 싶을 정도로 심하더라
너무 무서워서 나도 모르게 덜덜 떨면서 침대 옆 구석에 있는 전 애인 옷 주섬주섬 주어서 바로 눈 가리고 귀 막고 있다가
옷에서 전 애인 향기가 진하게 나는 거임 ㅠㅠㅠㅠㅠㅠㅠㅠ
2-3달도 지난 옷이라 향기 안 날줄 알았는데 ......
그 사람 향기에 안심되면서 다시 스르륵 잠듦....
일어나서 다시 그 옷을 보니 나 아직도 그 사람을 많이 사랑하고 그리워하는구나 싶으면서도
그 사람을 다신 만날 수 없는 이 현실에 눈 퉁퉁 부을 때까지 울어버렸음... ㅎ
헤어진 건 작년 11월이고 이후에 그 사람이 날 위해 자주 날 보러와줬는데... 2-3달 전에 정말 완전히 끝났어
어떻게 보면 헤어진지 오래인데 아직도 내가 이렇게 자기를 그리워하고 슬퍼한다는 걸 알면 그사람이 나 한심해하려나
비도 오니 울적해서 끄적여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