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술 회식도 없이 회사 집 회사 집 밖에 없었던 아버지고
처음이었다 미숙했다 어렸다는 핑계로 학대하다 싶이 쥐어팰때도
내 손 잡아주고 찾아주고 막어주던 사람도 아버지고
죽고싶고 가족한테서 도망치고싶어 달아났을때도
붙잡고 끌어안고 울던 사람도 아버지였다
본인은 일이랍시고 동네 회식이란 회식 다 참여하고
남자 동료들 전화에 히히덕 거릴때도 아버지는 단 한번도 불쾌해하신적 없었는데
몇십년 아버지와 함께 일한 동료가 아버지 창업에 도와줬고
성별이 여자란 이유로 끊임없이 의심하고 망상하고 혼자 울어댄다
나한테는 마치 비련의 드라마 주인공 마냥
차마 너에게는 말 못하지만 아버지가 큰죄를 지었다고 웅얼거려대고
아버지한테는 갖은 협박을 일삼으면서 직장 전화 인간관계 다 통제하고
자식 앞세워 나 때문에 이혼 못한다하면서도
내 인생의 불안과 우울이 본인에게서 시작했단건 요만큼도 모른다
가스라이팅에 병적인 집착을 감당해가면서도
이런 꼴 보여 미안하다는건 아버지다
이혼하라고 나는 진짜 엄마 싫다는 나에게 침묵하다가도
그래도 본인마저 없으면 너희가 어떻게 감당하겠냐 말하는 것도 아버지다
마음같아선 병원에 강제입원도 시키고 싶고
정신차리라고 악을 지르고싶다
외가식구들 모아놓고 정신병자라고 소리지르고 싶다
옆에서 바람넣던 철학관 할매들 귀싸대기를 치고 싶다
아님 그냥 내가 죽고싶다
유서에다간 당신 때문에 죽는거라 쓰고싶다
그러다가도 어릴 적 영상에
올레길을 오르는 다섯살 등 뒤에서
힘들어? 엄마가 업어줄까 많이 힘들면 힘들어 ㅇㅇ아?
하는 목소리가 들리면 또 무너진다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