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카페 자주오시는 손님이 있어
나랑 나이 차이 위로 3~4살 정도 나 보이시고, 키는 한180쯤에다가 얼굴도 바른 느낌으로 잘생기셨어
옷도 포멀하게 잘 입으시고, 커플링같은건 없어 보이셨어
주말 포함해서 혼자서 오시는데, 오실 때마다 먼저 공손하게 인사하시고
혹시나 다른 주문 챙기느라 주문 못 받고 있으셔도 재촉 안하고 여유롭게 서서 기다리시다가
내가 급하게 뛰어오면 키 큰데 굽히시면서 "아이고 괜찮은데.."해주시고 말도 이쁘게 하셔
정말 가식없이 바른 사람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거라고 생각해
그리고선 테이크아웃 해가시거나 조용히 일하시거나 책보다 가시는거 보면 취미생활 자체도 정적이신 분인것 같아
그래서 그런 모습 봐오면서 나도 그분이 좋아져서 어느새 그분 오시면 막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그분 좋아하는거 잘 챙겨드리려고 하게 되더라
사실 내가 여기 일하러 온 지 얼마 안 됐을때, 한달 전까지 나랑 같이 일했던 언니도 비연애주의셨는데도 그분 좋아했었던것 같은데
그땐 온지 얼마 안되어서 뭔지 몰랐는데 계속 오실수록 그 언니가 왜 좋아했는지 알게 되고 나도 빠지게 되더라
근데 주말에 보니 이분이 어떤 여성분이랑 같이 오셨어.
때마침 내 테이블 바로 근처에서 앉아서 얘기하시는데, 소개받아서 선보는 자리같은 건가봐
거기서 나오는 얘기에 어쩔수없이 집중하게 되어버렸는데
알고보니, 짝남분은 괜찮은 대학에서 연구생으로 일하시다가 그만두고 다른 시험 준비하는 분이신데
머리가 꽤 좋은 분이신듯하고, 게다가 우리 지역 건물주 집안이라서 여유도 있으신 분이셨고,
여자분은 근처 동네에서 약국 차려 하시는 약사시더라.
대화 내내 짝남은 바른 자세로 존중하듯 경청하는 느낌이었고, 여자 분이 남자를 더 좋아하는 느낌이었어
솔직히 이렇게 그분 스펙 듣기 전까지는 10년에 한번 볼까말까한 유니콘 남자가 있다면 저런 느낌일거라고 확신하듯 좋아하고 있었는데
이일 겪고나서는 진짜 너무 아득해보여서 우울해진다...
이렇게 희귀한분 나한텐 가망이 없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