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고향이 달라서 겹지인이 많이 없어
애인 사는 동네가 좁아서 남녀불문하고 다같이 친한데
난 그걸 그리 달갑게 생각하진 않거든
애인은 나랑 같은 지역에서 자취중이고 어제 본가 갔는데
애인은 오늘 쉬는 날이고 난 일 해
그래서 저녁에 만나기로 하고 애인은 집에서 좀 쉬다 온다고했어
그러고 오늘 나도 일하느라 연락을 잘 못 했는데
애인은 나보다 답이 한참이나 더 느린 거야
그래서 처음엔 나도 바쁘니까 크게 신경 안 쓰다가
뭐하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내 생각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그때부터 좀 짜증나서 나도 일에만 집중하다가 끝나고 집 왔는데
애인 노트북이 지금 나한테 있거든
그걸로 마저 일 좀 더 하고 있는데 카톡 알림이 뜨는 거야
보면 안 되는 거 아는데 그냥 좀 쎄해서 보니까
연락도 늦고 나 일 하고 있던 중에 사친이랑 둘이 만났었어
길게 만난 건 아니고 잠깐 강아지 산책 겸 드라이브 하자고
하면서 둘이 동네 돈 정도..
보통 밥 먹으면 밥 먹는다, 씻고 오면 씻고 온다,
친구 만나면 친구 만난다 이런 식으로 얘기 하는데
오늘은 그냥 나한테 언제 끝나냐, 밥 먹고 만날 거냐
이런 얘기만 주고받아서 별 생각 없었는데
사친 만난 거 알게 되니까 일부러 아무 얘기 안 한 거 같아
어떻게 보면 몰래 본 거니까 대놓고 따지기에도 좀 그렇고..
솔직히 짧은 시간이라도 나한테 숨기고 사친 만난 게 너무 충격적인데 나 어떻게 해야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