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도 데려간다는 왼손 파이어볼러 정현우(18·덕수고 3학년)냐, 메이저리그가 탐낸 오른손 영건 정우주(18·전주고 3학년)냐.
2025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영광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정현우와 정우주를 지난 27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9월 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개막하는 제13회 18세 이하(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의기투합한 고교야구 원투펀치는 “친구끼리의 우정도 중요하지만, 1순위만큼은 양보하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9월 11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1순위의 향방이다. 2023년도와 2024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선 김서현(20)과 황준서(19·이상 한화 이글스)가 일찌감치 1순위로 거론됐지만, 올해의 경우 ‘수석 입학’ 지명권을 쥔 키움 히어로즈가 고심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대략적인 선택지는 정해졌다. 야구계는 정현우와 정우주 가운데 키움의 결정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둘 모두 고교야구 무대에서 뛰어난 공을 던지며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메이저리그 직행이 아닌 KBO리그 데뷔를 택하면서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를 놓고 경쟁하게 됐다.
군더더기 없는 폼으로 시속 150㎞대 초반의 빠른 공을 던지는 정현우는 “1순위로 거론된다는 자체가 기쁘다. 그동안 잘 준비해온 부분이 인정받는 느낌이다”면서 “(정)우주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알게 됐다. 그동안 같은 학교는 다니지 않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자주 만나면서 친하게 지냈다. 그래도 1순위만큼은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타고난 힘으로 역시 150㎞대 초중반의 묵직한 직구를 뿌리는 정우주도 “우리 둘의 평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마지막 국제대회가 남은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한 뒤 신인 드래프트 결과를 기다리겠다. 나 역시 1순위는 양보하기 어렵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