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취미 재테크 스포츠 고민 사랑 만화/애니 메인컬쳐 서브컬쳐
PC게임 모바일 콘솔 프로게이머 유튜버 나이/지역 직업별 신설 요청
l조회 205l 1
초등학교때까진 그나마 주변 애들이랑 그럭저럭 잘 어울리면서 나름 행복하게 살았었음. 문제는 중1때부터였음. 그때 내가 중2병이 좀 빨리왔는지는 몰라도, 흔히 말해서 '나대는 찐따'처럼 행동하고 다님. 수업시간에 분위기 파악 못하고 이상한 드립 치고, 싫다는 애들한테 계속 들러붙고.
외모도 전혀 관리 안해서 여드름 투성이 얼굴+안 감아서 떡진 머리+작은 뿔테 네모 안경+이틀에 한 번 씻어서 냄새 나는 몸을 가진 거의 환장의 콜라보 급으로 하고 다님.
이러다보니까 자연스래 ㅇㅇ반에서 찐따 하면 생각나는 사람처럼 되버려서 친구 없이 다니게 됨. 가끔 반 일진들한테 맞거나(심하게 맞은 건 아님) 놀림당하다보니 자존감도 쭉 떨어지고, 덕분에 지금까지 지속되는 말더듬 증세까지 얻음. 그때 그 새끼들은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음. 가끔 길 가다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움츠러들더라. 정작 걔네들은 나 보면 아무렇지 않다는 듯 인사하고 잘 지내냐고 얘기 건냄.
그렇게 살던 나는 2학기 기말이 끝난 날, 나만 빼고 삼삼오오 모여서 피시방 가고 학교 근처 번화가인 대학로로 놀러가고 하는 애들을 보면서 내 인생이 뭔가 크게 잘못되고 있음을 뒤늦게 직감함. 그때 한창 즐겨하던 인터넷 커뮤인 디시위키라는 곳에서 우연히 찐따 문서를 보게 됐는데, 거기 써 있던 찐따 특징이랑 내가 정확히 일치하는걸 알게 됨.
그때 좀 많이 충격 먹고 내가 생각한 내 문제점을 방학 동안 하나하나 고치기 시작함. 머리 감기랑 샤워는 무조건 하루에 한 번은 하고, 여드름은 비누세수로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함. 안경도 그때 유행하던 크고 동그란 안경으로 바꾸고 멸치인 체형 바꾸려고 많이 먹고 집 근처 격투기 도장에서 운동도 시작함.
어쨌든 중2 개학할 때쯤 되니까 최소한 겉으로는 볼 만 하게 변했고 개학해서 새로운 반의 새 친구들이랑 행복하게 학교생활하는 엔딩이었으면 좋겠지만 중1때 쌓았던 찐따라는 이미지는 변함이 없었고, 나는 중2때도 혼자 다니게 됨. 다행히 중1때랑 다르게 대놓고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어서 걍 투명인간 1이었음.
사실 내가 딱히 먼저 애들한테 말을 걸지도 않았는데, 중1때 나대다가 이렇게 된 기억이 너무 심하게 남아있어서 그냥 누가 가뭄에 콩 나듯 말 걸면 거기에 답하기만 함. 그러다 학기 초에 동아리 모집할 때 영화 감상부에 들어갔었는데, 그게 내 인생에서 신의 한 수가 되어버림. 거기서 다른 반 친구들 몇 명을 만났는데 걔네는 내가 말을 더듬음에도 놀리지 않고 잘 대해줬고, 중학교 들어가서 처음으로 친구라는 걸 사귐.
하지만 걔네는 어디까지나 동아리 안에서만 노는 친구 였을 뿐 우리 교실에서 난 여전히 외톨이였음. 그래도 1주일에 한 번 동아리 활동하는 2시간 만큼은 행복했음.
그렇게 중3으로 올라갔는데, 새로운 반으로 들어가니까 동아리에서 사귄 친구 중 2명이 같은 반이 되었음. 나는 그 친구들이랑 중학교 들어와서 처음으로 다른 사람과 밥을 먹어봤고, 처음으로 무리 지어서 같이 다니며 시험 끝나고 대학로나 피시방으로 놀러가봤음. 거진 3년만에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걸 느꼈다.
이 친구들이랑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서로 연락하면서 가끔 게임도 하고 술도 마시고 함. 1월 1일때도 얘네랑 만나서 술 먹었었음. 하여튼 내 인생에 다시 없을 좋은 친구들임.
고등학교는 근처에 있는 남고로 들어감. 그 동아리 친구 중 1명도 같이 들어갔는데, 타이밍 참 뭣같게도 코로나가 터져버림. 덕분에 6월인가? 까지 집에서만 온라인 수업하는데 진짜 았음. 학교 개학하고 나서는 다행히 새로 친구 몇 명을 사귀어서 같이 다녔고, 학원에서 처음으로 여자인 친구도 사겨보게 됨(애인 말고 사친). 지금 빼면 중3~고1때가 인생에서 제일 행복했다.
문제는 고2때 터져버림. 새로운 반으로 들어가는데, 중1때 나를 괴롭힌 새끼 중 1명이 같은 반이 됨. 걔가 정신을 차렸는진 몰라도 나를 괴롭히진 않았는데, 보는 것 만으로 스스로가 움츠러들고 그랬음. 고1때 친해진 애들과도 싹 다 다른 반 됐고, 걔를 보고 더 심해진 말더듬까지 쓰리 콤보로 겹쳐서 동아리에서 그나마 친해진 애들 말고는 혼자 다녔음.
고3때도 상황은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지지 않음. 고2때 얻은 문제점+입시 스트레스까지 겹쳐서 불안장애가 터졌고, 덕분에 심할 때는 집에서 거의 맨날 엄마한테 매달려서 불안하다고 울고 급기야 정신과에 가서 약물치료까지 함. 이때 내 국어과외쌤이 은인이었는데, 그 쌤도 고3 졸업한지 얼마 안 된 분이라 고3이 힘든 걸 잘 알고 계셨고, 성격도 좋은 분이라 내 성적도 올려주고 고민도 들어주고 위로해주심. 솔직히 이 선생님이 나한테 해주신 게 한 두번이 아니라 본표 감수하고라도 나중에 따로 글이라도 쓰고 싶다. 우리 부모님도 아직까지 그 선생님이 내 인생에 은인이라고 하고 수능 보고 마지막 수업 하던 날에 보너스로 1달 치 과외비를 더 챙겨주심.
엄마, 과외쌤, 중3때 친구들의 도움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공부를 이어나갔고, 수능 당일엔 원래 맞던 성적보단 쬐끔 망하긴 했지만 인서울 중위권 공대에 합격함. 살면서 부모님이 이렇게 기뻐하시는 건 처음 봤음. 엄마는 말 그대로 나 끌어안고 우시고 아빠는 퇴근 길에 마트에서 한우 사오셔서 집에서 구워 먹으면서 파티함.
다만 아쉬운 건 내 중3때 친구들 중 1명 빼고는 재수를 하게 됨. 이 친구들은 공부를 그닥 잘하지는 않아서 결국 대부분 지방사립대를 갔고 1명만 지거국으로 갔더라.
이왕 대학교에 들어가는 김에 외모관리 좀 더 해봐야지 하고 렌즈를 끼게 됐고, 내가 봐도 내 외모가 한 1.5배는 더 좋아진 것 같았다. 여드름이랑 피부 트러블도 그때 기점으로 거의 완전히 사라졌고.
대학교 들어가서는 말 더듬, 중1때 이후로 조용해진 성격 때문에 막 인싸는 되지 못해도 주변 마음 맞는 친구들이랑 그럭저럭 다니고 있고, 비록 서로의 사정 때문에 사귀지는 않았지만 나 좋다는 여자도 생기고 학업적인 목표도 이루는 등 아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불안장애도 대학교 붙으니까 거짓말같이 사라짐. 지금은 약도 끊었고 오히려 이걸로 신검 때 공익 판정을 받음. 대외적으론 눈 때문에 받았다고 거짓말 하고 다니고 이건 가족들 말고 아무도 모름.
아무리 자신이 생각하기에 본인 상황이 안 좋아도, 인생이 망한 것 같아도 내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 살아가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하고 싶음. 나 같은 사람도 했으니까. 읽어주셔서 고맙고 이만 이야기 마무리할게.


 
둥이1
고생했다. 노력하는 만큼 주변이 바뀌고 달라지는 거지
14일 전
둥이2
야아 잘했어 ㅠㅜ 읽으면서 내가 다 사람한태 서럽다가 고마웠다가 그러더라 남 과롭히면 돌려받더라 걔가 그랬던 거 걔도 알고 다른 애들도 알아서 그렇게 자란 애들이 사화에서 만나면 나쁜짓 한 애가 소문 돌까봐 주눅들어 경험임!!
암튼 진짜 이쁘다 고생했어 어떻게든 풀어갈 수 있다는 거 잊지 말고 살다가 또 고비가 찾아오면 용기있게 이겨내
나도 용기 얻구 간당~

14일 전
둥이3
얌마 대단하다 너~ 내 남동생이랑 나이가 비슷한데 그래서 그런가 더 기특하고 안쓰럽고 그러네 ㅎㅎ 새벽이라 그런가 술이나 한잔 사주고 싶네 ㅋㅋㅋ
14일 전
둥이4
안 좋은 상황일 때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하면서 살아왔네,, 앞으로 더 행복하길 !
14일 전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혹시 지금 한국이 아니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카테고리
  1 / 3   키보드
날짜조회
이성 사랑방군대 기다려줬는데 전역하고 2주만에 이별통보 받음 ㅎ89 09.14 06:2438959 0
이성 사랑방혹시 이거 가성비 연애처럼 보일까?51 09.14 18:5111554 0
이성 사랑방/연애중애인이 나 간호사인 줄 알고 있는데 사실 간호조무사거든...40 09.14 19:3612978 0
이성 사랑방/ 대화어때보여 34 09.14 10:2018377 0
이성 사랑방담배 이해해줄게=걸어가면서 펴도 돼 이거 아님??36 09.14 21:115923 0
남자들 중에 스스로 남자는 애시키아니면 ㄱ새기라고 하는 사람중에2 09.14 23:24 48 0
첫연애중 처음 싸워보는데 말 너무 심했는지 봐줘ㅠㅠ7 09.14 23:22 125 0
이별 사랑했어 호식아2 09.14 23:21 126 0
연애중 아쉬울 거 없으면 별로 안 좋아하는 건가2 09.14 23:21 47 0
20후반익들 지금 애인이랑 결혼가능? 11 09.14 23:21 57 0
개비참한 연애 중인데 카톡 구경할 사람 22 09.14 23:21 322 0
이별 이거 내 생각 조금이라도 날까?ㅎ…… 09.14 23:21 66 0
연애중 가성비연애 초록글 보고 적어봄 4 09.14 23:20 93 0
너넨 누가 번호 물어보면3 09.14 23:19 88 0
정떨어져 점점 알콜중독자같아2 09.14 23:18 63 0
나 좋아하는 것 같으면 호감 식는 거 어떻게 고쳐? 6 09.14 23:16 78 0
이별 인스타 스토리 심리 뭐야? 2 09.14 23:16 76 0
나쁜년이 되는게 낫겠니 동정에 사로잡혀서 2 09.14 23:14 41 0
연애안하면 너무 외로울듯 4 09.14 23:14 58 0
애인이 깨무는거 좋아하는 사람 있어?12 09.14 23:11 122 0
이별 추억 속에서 허덕이지 말자 1 09.14 23:11 78 0
연애중 나랑 놀기로 했는데 이중약속7 09.14 23:10 80 0
애인이 지방 대학원 선택해서 장거리 되면 서운해??8 09.14 23:08 90 0
연상 더치 글 보고 쓰는데 난 그냥 알바뛰고 애인은 직장 다니거든3 09.14 23:08 56 0
체력 없는 여자랑 썸타기 힘들다 ㅋㅋ5 09.14 23:07 175 0
추천 픽션 ✍️
thumbnail image
by 1억
저는 불륜녀입니다_사랑하는 파도에게w.1억  "선생님! 불륜은 나쁜 거죠?""어?""옆반 선생님이 불륜은 나쁜 거래요."나는 불륜을 저질렀다. 불륜을 저지른 희대의 썅년이다."쌤보고 불륜을 했대요! 근데 쌤은 착하시니까 그럴리가 없잖아요!""…….""순희 쌤 싫어요! 매일 쌤 보면 욕해요. 쌤 싫어하..
thumbnail image
by 커피우유알럽
양아치 권순영이 남자친구인 썰나에겐 중학교 2학년부터 사귄 남자친구가 있다. 내가 지금 고2니까 현재로 4년째? 솔직히 내 남자친구라서 그런 게 아니라 얘가 진짜 좀 잘생겼다. 막 존나 조각미남!! 이런 건 아닌데 여자들이 좋아하는 훈훈함?내가 얘랑 어쩌다 사귀게 됐는지는 중학교 2학년 때로..
thumbnail image
by 1억
내게 비밀 남친이 있다w.1억 회사에서 이준혁과의 여행에 대해서는 나의 사생활이니 알아서 하라고했다.대표님이 사고만 치지 말라고는 하시는데..'하긴 ##주효가 가서 사고칠 게 뭐 있겠어 ^^'라는 말을 덧붙였고, 나는 또 기분이 좋아진다. "흐음.. 3박4일인데 짐이 너무 많은가 싶기도 하구요....
by 한도윤
2014년 12월 24일.오늘은 눈이 오는 크리스마스이브다. 나는 지금 신촌역 오거리 앞에서 내가 사랑하는 윤슬을 기다리고 있다. 슬이가 이제 슬슬 올 때가 되었는데…. 오늘 아침에 통화했을 때 슬이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니까 내가 기분 좋게 해 줘야지 생각했다. 하..
thumbnail image
by 1억
저는 불륜녀입니다_ 사랑하는 파도에게w.1억  눈이 마주쳤는데 우석은 바보같이 눈을 피해버렸다. 책을 보면서 웃던 ##파도와 눈이 마주친 거였는데. 마치 자신에게 웃어준 것만 같아서 그게 너무 떨려서 마주할 수가 없었다.시선을 다른 곳에 둔 채로 읽지도않는 장르의 책을 보고있던 우석은 천천..
by 한도윤
오늘은 어떤 표정을 지으며 출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어제 윤슬과 바다 프로를 뒤로하고 노래방에서 뛰쳐나와 집으로 와 버렸기 때문에 내 양쪽 자리에 앉는 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회사를 출근하지 않을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내 병에 대해서 동네방네 떠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