걔는 회사에 한살 연하 후배였어
연애 많이 해본 언니들이 밀당 잘해야된다고
너무 애교 많이 부리고 애정표현 많이하고 그러면 남자 기고만장해져서 쉽고 만만하게 보고
그러다가 질리고 차인다고 몇번을 얘기해서
사귈 때 전애인한테 좋아한다 사랑한다 이런 말 잘 안했었어 물론 너무 부끄럽고 쑥쓰러워서도 맞지만...
근데 전애인도 연애경험 거의 없었고 완전 쑥맥이었는데
나 만날 때는 막 얼굴 새빨게지고 말 더듬으면서
귀엽다 너무 예쁘다 사랑스럽다 이런 말 그래도 많이 해줬거든
난 그래도 도저히 나도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안 나오더라구 너무 부끄러워서...
그래서 애인이 저렇게 애써서 애정표현하면 그냥 고맙다고만 했는데
1년 정도 지나니까 애인이 많이 힘들어하더라
나 별로 안 좋아하냐 내가 네 성에 안 차냐
저런 말들 점점 많이 꺼내기 시작하다가
나중엔 나를 좋아하는 남자 말고 내가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라면서 헤어지자더라
그래야 내가 행복해질 거 같다고 ㅎ...
차이고 나서 아차 싶어서 연락하려고 하니까 언니들이 절대 먼저 연락하면 안된다고
먼저 연락하면 더 질려하고 더 떠나는 게 남자라고
힘들어도 꾹 참고 기다리면 무조건 먼저 연락 온다길래
거의 매일 회사에서 마주쳐도 꾹 참고 눈도 안 마주치고
절대 연락 안하고 반년 좀 안되게 기다렸는데
지난 달에 퇴근할 때 회사 정문에서 어떤 여자애가 애인 보자마자 오빠!하고 애인한테 뛰어가더라 ㅎ...
애인인지 썸녀인지 그냥 아는 동생인지는 모르겠는데
애인이 그렇게 입 헤 벌리고 헤벌쭉 웃는 거 처음 봤어
그 웃는 얼굴 본 이후로 일도 손에 안 잡히고 퇴근하고 나서도 우울해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서 잠만 자고
또 일어나서 출근해서 아무 것도 못하고.....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까
너무 보고싶어 진짜 죽도록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