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내 머릿속에서는 그 상황들에 딱 맞아떨어지는 어떤 단어들이 떠오르며 샘솟지만 동시에 공감능력을 관장하는ㅡ나의 넓은 이마만큼이나ㅡ고도로 발달된 전두엽에서는 여차하면 사람들에게 고매한 척 하려는 허영심에 가득찬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 다른 더 일상적인 단어들로 그것들을 대체하여 번역한다.
그래서 나는 가끔 책을 읽다보면 근래에는 잘쓰이지 않는, 특히 현실 세상에서는 도저히 마주칠 수 없겠다싶은 단어들을 마주칠 때마다 마치 단어들도 서서히 죽어서 사어(死語)가 되어감에 서글퍼진다. 그래서 나는 그런 단어들을 사랑한다. 죽어가는 것을 살려내는 고귀한 일 어떠한 세상을 살려내는 일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
ㅡ비트겐슈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