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은 대학에서도 얼굴로 유명했고
어딜 가든 외모면 안 빠졌고
외모로 불이익 당한 적도 없고
이성으로부터 대쉬도 많이 받았음
그에 비해 나는 태생부터 이목구비 주차 잘못돼서
망진창 얼굴에 외모정병 달고 삼
얼굴 박살나서 이 나이 먹도록 연애도 못해봤음
남자들이 쳐다도 안 봄
운 좋게 늦은 나이에 지금 애인 만나서 모솔 딱지는 뗐는데
지나가는 아가씨들 다 나보다 훨씬 아름답고
너무 예쁘고 좋은 향기나고
인터넷 안에도 너무 멋진 사람들 뿐이야
카톡 친구창 봐도
예전 남자 지인들 프로필에 애인 사진 띄워져있는데
다들 숨 막히게 이쁘고 옷도 잘 입고
너무 뭐랄까.. "여자"인 사람들밖에 없음
내 애인은 저 지인들보다 훨씬 잘생겼고
성격도 둥글레차라 대쉬도 많이 받았는데
정작 만나는 건 남들이 줘도 안 가지는 나를 만나고 있고...
못생겨서 프로필에 사진도 못 올리고..
남들은 예쁜 애인이랑 꽁냥댈 때
매번 오랑우탄 보면서 웃어줘야 하고
오랑우탄 밥 사줘야 하고
남들은 예쁜 애인이랑 손 잡고 사진찍을 때
수치 무릅쓰고 데이트랍시고 플랜 짜서 방구석 오랑우탄 끌고 나와 콧구멍에 바람 넣어주며 산책시켜야 하고
남들은 애인이랑 달달구리 여행갈 때
오랑우탄 자격증 시험볼 때 시험장 데려다주고 데리고 와야 하고
매일 하루에 n번씩 오랑우탄한테 연락해야 하고..
불쌍하고 미안해서 사진 보면 맨날 눈물만 나와
헤어지는 게 맞을까?
참고로 나는 아직 너무 좋아하는데.. 애인은 나 안 좋아해
이유는
초반에 자기 워치 배경화면(?을
내 사진으로 해놨다가 싸우고 기본화면으로 바꾸거나
내가 사진 찍는 거 싫어하니까
남들은 애인이랑 사진도 많이 찍고 추억 남기는데
자긴 애인 사진도 몇 장 없고 추억도 못 남기고
씁쓸하다고 자꾸 사진 찍자고 하는 것들
이런 식으로 계속 돌려까는데 그렇게 싫으면 안 만나면 되지..
안 좋아하는 걸 이런 식으로 티낼 필요는 없잖아
불쌍하고 미안한 건 진심인데 내가 마음이 많이 남아서 아직은 못 놓겠어...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