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수법이 되게 전형적이었음
서점에서 책 읽는 나한테 접근, 설문조사 해달라고 함 > 평소엔 귀찮고 바빠서 무시하는데 앉아서 책 읽는 중이고 마음이 좀 여유로워서 걍 해줌 > 누가봐도 개수상하게 심리상담 해준다 함, 근데 오! 이러면서 알겠다 함ㅋㅋㅋㅋ > 다른 날 약속 잡고 심리상담 받음, 이런 말 저런 말 하더니 마지막에 성경공부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함
무교인데 성경에 항상 관심이 있었음 종교적으로라기보단 내가 영화를 좋아하는데 영화 보다보면 기독교적 메타포가 은근 많아서 영화를 더 재밌게 보기 위해 성경을 좀 알고 싶었어 학문적으로 성경이라는 책이 궁금하기도 했고
그래서 한번 공부해볼까? 이러면서 성경 공부 시작함 전도사라는 분이랑 한 3달 같이 공부했는데 전혀 의심 안 함 그 와중에도 나 믿음은 1도 안 생기고 맨날 성경 읽으면서 논리적으로 따지고 질문함ㅋㅋㅋㅋㅋㅋ 처음엔 카페 같은데서 만나더니 나중에 토즈같은 룸 예약하는 곳으로 바뀜 그동안 난 돈 하나도 안 냄
그렇게 3달 지나니까 작업 성공했다 생각했는지 갑자기 사이비 집단 고위직 같은 분들을 소개해주고 어디 교회라는 곳에 데려감 그리고 계약서 같은 걸 주면서 본격적으로 공부해보자 함
그래서 갑자기 귀찮아짐 그냥 지금처럼 평범하게 일주일에 2번 정도 한시간 공부하는 게 재밌었는데 그렇게까지? 그리고 뭔 시설에 들어오라고?
갑자기 급 귀찮아져서 전도사님 포함 내가 알게 된 사이비 사람들 연락처 다 차단함 그냥 안 한다고 통보하고 전화 카톡 다 안 받고 차단해버림 몇번 연락 시도하더니 더 이상 연락 안 오더라 포기했나봐 뭐 주소를 아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이름 번호만 아는 거였으니까
그리고나서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전형적인 사이비였더라
처음에 서점에서 설문조사 한 여자, 심리상담 해준다던 여자, 성경 가르쳐준 전도사 전부 다른 사람이었음 사이비로 끌어들이는 시스템이 꽤 체계적이었어 멘탈 약하고 기댈 데 없는 사람들은 걸려들기 쉬운 것 같음
근데 성경 공부한 건 나름 도움됐던 것 같음 신앙심은 전혀 안 생겼고 지식이 +1 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