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짱예 여신은 아니지만 잘 꾸미고 다니는 편이라 예쁘다는 말은 많이 들었어 인사치레로 하는거 아니더라도 중고등학교때는 옆반에 그 예쁜애, 나를 짝사랑했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걔한테 '쟨 꼭 예쁜 애들만 좋아한다' 뭐 '그 마르고 이쁜애' 이정도까진 뒤에서 들어봐서 그래도 평타이상은 되는구나 생각하고 살았거든
근데 내가 얼굴이 좀 커.. 딱 봤을때 와!! 얼굴 짱크다!! 싶을정도는 아닌데 얼굴 작은애들이랑 부끄러워서 못 서있을 정도로 커 그니까 혼자 있을땐 잘 모르지만 평균에서 확실히 벗어난 큰얼굴이야 얼굴살 많지도 않은데 커서 더 스트레스고.. 그냥 유전인거같아 아빠가 좀 얼굴 골격이 크시거든 그만큼 눈도 크고 아랍사람 소리 들을만큼 이목구비도 선명하긴 한데 어디서 봤어 아무리 예뻐도 머리크면 땡이라고
내가 160/38 정도로 몸은 또 마른편이야.. 그래서 마른건 좋은데 얼굴이 크니까 오히려 더 추파춥스마냥 큰 얼굴만 부각되는 거 같고.. 중학교 때 친했던 남자애들이 있었는데 날 두고 그래도 쟤 예쁘지 않냐, 하니까 누가 근데 얼굴 크지않음? ㅋ 이러더라.. 웃어넘겼는데 나 얼굴 큰거 어릴때부터 알았지만 그날은 진짜 종일 머리에만 꽂혀있었어
초딩때부터 큰편이어서 뭐 익숙해질 만도 한데 안 익숙해지더라.. 마르고 예뻐도 머리 크면 소용없다, 여자는 머리 작아야한다, 다들 그러잖아? 나만 해도 머리 작은 남자가 같은 조건이면 더 외적으로 끌린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머리 큰 걸 확실히 알게 된 후로는 차라리 나처럼 머리 큰 남자 만나고 싶더라.. 작은 남자 만나면 내가 큰 게 더 부각될까 봐..
이건 진짜 머리 큰 사람만 알 거야 누구는 머리 크기가 뭐 어때서 예쁜게 더 좋지, 그럴수도 있어 근데 머리크기는 성형으로도 안되고... 애들이랑 나란히 서면 괜히 위축되고.. 그래서 거울 앞에 나란히 잘 안섰어 중학교 때부터 몸이 좀 더 커보여서 얼굴 작아보일려고 옷도 두껍게 입고.. 나 싫어하는 애가 있잖아? 그러면 "아 쟤 뒤에서 나보고 머리도 큰게 나댄다고 욕하는거 아니야?" 싶을정도야 머리크기 생각이 종일 나.. 좀만 얼굴이 작았더라면 지금 생김새 그대로라도 좀 더 예뻐 보였을 텐데..
어쩔 수 없는 거 가지고 10년이 넘게 고민하는 게 더 쓸데없다는 건 아는데 그냥 얼굴 크기 때문에 자신감이 없어져.. 내가 더 예뻐져도 얼굴 큰거 하나로 점수 깎이고 "쟤 생긴건 진짜 예쁜데, 머리만 작았더라면" 이 말을 할머니한테서부터 들어 와서 더 신경 쓰여.. 그렇다고 얼굴 큰거 덜 눈에 띌 만큼 연예인급으로 이쁜것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