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동생이랑 새엄마랑 새언니한테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정신적, 신체적 학대를 당했어
아빠는 우리 상황 대충 알고 계셨지만 우리한테 조금만 참아주면 안 되냐고 했었고 우리는 아빠를 위해서 참았었어...
새엄마랑 새언니한테 벗어난 건 20대 중반이 다되어서야 대학 졸업하고 나랑 동생이랑 경제적 독립했을 때 벗어나게 됐어...
근데 난 아직도 그 학대의 트라우마 속에서 다 벗어나지 못했어... 2년 전이 거의 절정이었어....
아빠에 대한 원망과 미움도 가득했지만 아빠를 사랑하는 마음도 있어서 너무 괴로웠어...
아빠가 너무 용서가 안 되는데 조금씩 늙어가고 아픈 아빠를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고...
또 새언니가 있긴 하지만 아빠에겐 내가 장녀라서 은근슬쩍 아빠의 노후에 대한 이야기도 부담스러웠고...
새엄마랑 새언니가 나한테 외모로 콤플렉스를 많이 심어주었는데 그거 때문에 대인기피증이랑 피해망상도 심했고
본격적으로 치료 받기 전까진 모든 것을 남탓만 하고 지내고 빚 지고 정신도 제대로 못 차렸어...
그냥 아빠가 밉고 세상이 밉고 아빠가 너무 싫고 미운데 또 사랑하는 마음때문에 동생을 참 많이 괴롭혔어...
내 아픔을 알아주는 건 같이 자라오고 같이 학대 당한 동생 밖에 없으니까
그 당시엔 아빠에 대한 스트레스를 동생한테 다 풀었었어....
그냥 동생은 다 이해해줄 수 있는 존재로 생각했던 것 같아...
나랑 같은 아픔을 겪었으니까....
근데 동생도 힘들고 아프지만 본인의 인생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싶었나봐...
자긴 이제 어릴적 시절을 벗어나고 싶다고... 아빠랑 언니랑 중간에서 너무 힘들다고...
이제 겨우 벗어났는 데 그 속에서 갇혀 살고 싶지 않다고
언니도 나도 이제 행복해지자고 언니가 아빠가 너무 밉다면 자기만 아빠 챙기겠다고
자기도 아빠가 너무 밉지만 유일하게 남은 부모님이니까 자기가 노후 다 챙길테니까
언니는 언니 인생 살라고... 그렇게 이야기해서 나도 동생한테 미안해서
동생한테 더이상 스트레스 안 주고 나도 아빠랑 잘 지내고 싶어서
또 아빠랑 통화하다가 아빠랑 싸우게 되서 또 동생한테 화풀이를 해버렸어...
동생이 언니... 진짜 제발... 하면서 흐느끼길래 아차 싶어서
미안하다고 하고 감정 추스르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동생이 그대로 날 차단했어.....
동생한테 차단 당하니까 아빠 말곤 얘가 내 유일한 가족인데
아차 싶고 동생 마저 잃고 싶지 않아서 여러번 연락도 해보고
자취하는 곳도 찾아가봤는데 날 보고싶지 않은건지 집을 옮긴 것 같았어...
그제야 나도 정신과에서 본격적으로 치료 받고 직업학교 다니면서
지금은 직장도 얻어서 빚도 거의 다 갚았고 남자친구도 생겨서 이제 미래를 이야기하고 그러는 중이야...
2년 동안 동생한테 미안해서라도 엄청 열심히 살았는데...
나 이제 동생한테 연락해봐도 될까...?
정신 차리고 나니까 동생이 얼마나 힘들엇는지 너무 미안하고 보고싶어...
내가 빚지고 사는 동안 동생이 나 굶어죽을까봐 투잡까지 뛰어가면서
나한테 생활비랑 생활용품, 음식 배달시켜서 보내주고 그랫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