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너무 미안하기도 해서 이번 생일에는 미역국 끓여놓고 외식을 나가자 생각을 했거든 근데 엄마가 늘 끓였으니까 또 전날 밤부터 미역을 찾을 거 같은거야 그래서 오빠랑 내가 미역을 숨김... 오빠 방에...
그러니까 엄마가 온 집안을 막 뒤지는거야 미역이 있었는데 없어졌다고ㅠ 그래서 오빠랑 내가 생일마다 미역국을 뭘 매번 끓이냐고 이번엔 나가서 밥만 먹자 하니까 엄마가 그래도 꼭 미역국은 끓여야 한대... 진짜 이러다 나가서 사올 거 같은거임
그래서 내가 아니 그럼 걍 낼 쉬니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미역 사오라고 하고 엄마를 걍 재움 ㅋㅋㅋㅋㅋㅋ 그러고 새벽에 오빠랑 둘이 진짜 미역국 개열심히 끓였거든 그리고 김치냉장고에 냄비채로 다시 넣어둠...
근데 엄마가 아침 7시에 일어나기 때매 우리도 미역국 끓이는 걸 막으려고 오늘 7시에 알람 맞춰두고 7시부터 일어나서 엄마 옆에 붙어있었음 김냉도 감시할 겸 잠와 죽겠는데 엄마 미역국 못 끓이게 만들겠다는 집념 하나로...
아니나다를까 미역 사오겠다고 나가려고 하길래 아 걍 이따가 끓이고 일단 간단하게 브런치 먹으러 가자고 하고 데리고 나가서... 돌아댕기다가 집 들어와서 미역국이랑 선물 같이 식탁에 얹어뒀거든근데 엄마가 우는거야...
너무 당황해서 왜 우냐고 하니까 고맙기도 한데 어제부터 왜 이렇게 미역국을 못 끓이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됐대 근데 엄마는 걍 본인 생일에 혼자 미역국 끓이는게 궁상맞아보이는 줄 알고... 내심 서운했다는거임ㅠ 그래서 나도 울고 앞으로는 미역국 내가 꼭 끓여주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