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40분께 네일이 마운드에 오르자 이범호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과 동료선수들이 대부분 타격 케이지 뒤로 몰렸다. 좌우 타자들이 번갈아가며 타석에 들어섰고 3구씩 볼을 던졌다. 타자들은 배팅을 하지 않고 지켜보았다. 네일의 투구에만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네일이 강력한 직구와 크게 휘어지는 스위퍼를 던지며 탄성이 터져나왔다. 스트라이크존의 좌우 상하를 충분히 이용하는 제구력도 안정감이 있었다. 투구를 받은 포수 한준수도 "볼이 아주 좋다"며 박수를 보냈다. 나성범과 김도영 등 타자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냈다.
네일이 피칭을 마치자 이범호 감독의 얼굴이 유난히 밝았다. 투구를 마치자 "지금 보셨죠?"라며 "구속도 구위도 좋았다. 타자들도 '이래서 헛스윙을 하는구나'라고 말한다. 준비를 잘했다"며 활짝 웃었다. 곧바로 네일에게 다가가더니 투구 느낌이 어땠는지 물어보고 "잘 던졌다"고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
네일은 "아주 멋진 날이다. 오랜만에 타자를 세워놓고 던져서 아드레날린이 많이 분비됐다. 던지고 나서도 턱뼈와 어깨쪽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타자를 세워놓고 경기처럼 던져서 집중할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던지면 많은 관중들 앞에서 던져야 한다. 이런 연습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모든 구종을 다 던졌다. 구속이나 제구 모두 좋았다. 구종 전부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려고 했는데 굉장이 잘 됐다. 구속도 만족한다. 149km를 찍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아주 잘 나온 것이다. 충분히 준비가 되었다. 매일 한국시리즈 등판을 상상하고 있다. 뜨겁고 엄청난 관중과 응원을 기대한다"며 웃었다.
네일은 오늘 9일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등판해 2이닝 정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자체 연습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고 실전 점검을 마무리 짓는다. 한국시리즈 출전경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네일은 "75구 정도에서 4~6이닝 정도 던지면서 팀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