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된 캐 X 미련한 닝 기지로 삼은 빈 교실. 무언가 한아름 품에 들고 돌아온 캐가 그것들을 던지듯 책상에 내려놓는다. 빵, 통조림, 물병 등. 식량이었다. "…있잖아, 닝. 난 단 한순간도 널 좋아한 적 없어." 틀렸다. 단 한순간도 널 좋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동안 데리고 다니느라 존‘나 힘들었다. 다신 보지 말자." 그녀 앞으로 가방을 내던졌다. 주워 담은 게 몇 개인데 그중 하나정도는 쓸모 있겠지. 내가 이 지긋지긋한 세계를 떠난 후, 끝끝내 살아 남은 너는 가방 속 잡다한 물건 사이에 끼인 투박한 편지를 찾아내기를 바란다. 상처 받을 네 생각은 추호도 안 하는 이기적인 날 부디 용서해줬으면. 목구멍이 타오르듯 따끔하고 시야가 흐릿했다. ⚠️연인 or 썸⚠️ 감염된 닝 X 미련한 캐 폐허 안, 썩어가는 시체가 굴러 다녔으며 바닥에는 핏자국이 낭자했다. 싸늘한 표정을 한 캐가 닝을 향해 총을 겨누고. 닝은 운명을 받아 들이겠다는 듯 침묵했다. 무거운 정적이 감돈다. "안 쏘고 뭐 해. 빨리 쏴."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발견한 닝이 흐트러진 머리를 넘기며 운을 뗐다. 여자의 말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다. 손에 총을 쥐여주고 사랑하는 사람을 쏘라니. 미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손에 그녀가 죽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를 위한 일인 걸 알면서도, 그녀가 죽여달라 애원해도, 그는 결코 행할 수 없을 테니. "쏘라니까? 내 말 안 들려? …빨리 쏘고 벙커로 곧장 들어가." 총성을 듣거나 내 피냄새를 맡고 좀비들이 몰려와도 그가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와 찾아낸 폐허 밑 벙커는 어디보다 더 안전하니까. 그동안 모은 식량의 양은 꽤 풍부했다. 이제는 그 혼자니 아껴 먹는다면 몇개월은 안 나가고 버틸 수 있을 것이다. ⚠️맞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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