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10년 전에 미국에 갔을 때 의욕만땅 금전텅빈 유학생이라 한 2년 동안은 한국에서 가져온 여름티 3장 겨울니트 2장 청바지 1장으로 살았는데
한국에선 교복만 입다가 외국에서 사복입고 학교에 가는데 허름한 옷보다 인중에 올라온 몇가닥의 털이 너무 신경쓰이는거야
그래서 한국에서 챙겨온 손톱깎이세트에 들어있는 족집게로 뽑으려는데 안뽑혀서 답답하더라고
그땐 눈썹칼을 몰라서 매일 다들 내 인중만 볼 거 같고 친구들한테 묻자니 왠지 창피해서 혼자 아주 쓰잘데기없는 걱정에 몸부림치다가
결국 내 기준에서 제일 좋은 화장품들이 모여있을 거 같았던 세포라 매장에 들어가서 내 기준 거금을 들여 족집게를 사왔음
이것도 한번에 사질 못하고 가격보고 며칠 고민하다가 다시 가서 샀음ㅋㅋㅋ 소심의 극치...
당시 세금 포함해서 이십몇불 했던 것 같음
족집게에 $2n...
사고나서부터 갑자기 현타가 왓더ㅃ하고 오면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ㄷㄷㄷ 내 일주일 용돈을ㅠㅠㅠ 이러고 내적오열했는데 진짜 엄청 짧은 털까지 뽑히는 쾌감에 져버림
매번 쓸 때마다 현타와 쾌감을 동시에 맛보다가 정신차려보니 근 10년째 사용 중...
좀 아까 방 정리하다가 족집게 보고 그때 생각나더라고ㅋㅋㅋ
그때로 돌아가면 좀 더 알아봐서 더 저렴하고 잘 뽑히는 걸로 샀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