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알바에서 친해져서 잘 지내다가 내가 먼저 고백했고
어떤 점이 좋았냐면
나한테 한 번씩 무슨 남자 고딩 삼킨 것처럼 말하는 것도 웃겼고
이건 좀 고백 실패할까봐 쫄렸던 부분이기도 했지만
나를 이성으로 생각 안 하는 것처럼 편하게 대하는 것도 좋았었음
내가 그만큼 얘한테 자연스럽고 편안한 존재이구나 싶어서
맛있는 거 보면 신나가지고 볼 터지게 햄스터처럼 먹는 것도 귀여웠고
뭐 이유야 많았는데....
나랑 사귀고나서부턴 좀 많이 달라졌거든
예쁘게 보이고 싶다고 살 뺀다면서 그 좋아하던 디저트들도 잘 안 먹으러 다니고
내가 카페 좋은 곳 찾아서 데려가도 아메리카노만 마셔
좋아하지도 않아서 매번 절반 넘게 남기면서....
나한테 편하게 하던 행동들도 대부분 없어졌고
좀 수줍음? 탄다고 해야하나 나쁘게 말하면 내숭 떠는 것 같고
말할 때도 조심조심 말 골라서 하는데
다 알아 다 이해하는데.... 나를 많이 좋아해주는구나 고맙고 알겠는데
내가 좋아하던 모습들이 사라지니까 마음이 식는 느낌이야
진짜 마음이 식은건지 익숙했던 모습이 바뀐 탓에 혼란스러운건지도 모르겠고
근데 내가 이런 생각이 들면 헤어지는 게 맞는거지?
또 반대로 이렇게 헤어져서 아예 얼굴도 못 볼 사이 된다고 하면 미쳐버릴 것 같고 그런데
나는 네가 굳이 살 뺀다고 하지 않아도 언제나 네가 예쁘게 보인다
네가 조심하지 않아도 난 그냥 네가 좋은거다
아무리 말해줘도 여친 귀에는 안 들리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