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보자고 해서 봤지 사실 보기 싫었어. 한일연애에 환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서 이 드라마도 그런 환상을 얘기할 줄 알았거든
의외로 한일연애의 힘듦을 나타낸 드라마였지만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나는 보는 내내 '그런 건 참아야지 어쩌겠어' 하며 꼬인 태도로 보고 있었어
그런데 갈등이 극에 달하는 장면에서 준고의 입에서 나온 말은 놀랍도록 내 애인이 하는 말과 같았고, 그에 터지듯 나온 홍이의 한국말에 정말 저항없이 눈물이 흘렀어
그제서야 뼈가 시리게 외롭더라
아무에게도 내 얘기를 할 수 없었던 건 참는 것만으로 너무나 지쳐서. 공감 같은 걸 들어봤자 내가 바보라는 걸 아는 사람만 하나 늘어날 뿐이니까
현실은 소설과 같지 않으니 운명 같은 재회는 없겠지
그게 두려워 이별을 미뤘지만 나는 이미 이별의 끝에 있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