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연하인데 일단 애교가 정말 많아 근데 많아도 너무 많음 ㅜ
퇴근하고 지치고 피곤하고 이래서 그냥 같이 맛있는 거 먹고 좀 조용히 쉬었으면 좋겠는데
누나 내가 애교 부려줄까? 우웅 누나아 나눈 누나가 웃었으면 좋겠눈데...
이러는데 좀... 너무 과해
그게 실질적으로 나한테 도움이 되지도 않고 진짜 저걸 나 좋으라고 하는 건가? 싶은
그리고 또 항상 저렇게 애교부리고 내가 좀 헛웃음 짓거나 그러면
자기가 누나한테 도움 된 거냐고 자기가 애교부려서 기분 좋아진 거냐고 진짜 엄청 좋아함 ㅠ
그래서 또 뭐라 말하기도 좀 그렇구
솔직히 말하면 애교쟁이가 내 스타일도 아니야...
근데 왜 사귀었냐 하면 사귀기 전엔 이정도는 아니었어
내가 원래 연애하면 애교가 많아지냐고 했는데 누나가 너무 좋아서 이렇게 된 것 같대
그리고 내가 지금 회사 인턴이란 말이야
근데 은근 인턴끼리 정직원 경쟁도 심하고 그걸 또 회사 내에서 슬쩍 부추기기도 하고...
뭐 이런 상황이라 되게 좀 피곤한 상황임
인턴 중에서 내가 능력치 제일 낮은 것도 한 몫하고
아무튼 그런 거 말하면 그냥 들어주고 같이 욕해주거나
내가 잔업할 때 재촉 말고 시간 비워주기 이정도만 해줘도 좋은데
애초에 잔업할 때 계속 잘 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나도 잠깐씩 짬내서 연락해서 뭐하냐 물어보면 누나 기다리고 있다고 하고
회사에서 이런 일 있었다 정직원 안될 것 같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무한 긍정맨이라
누나는 잘 할 거야 우리 공주가 최고잖아 내 눈에는 우리 공주가 제일 잘 하는데? 분명 정직원 될 거야 이러는데
애초에 내가 정직원 될 확률이 너무나 낮고 회사 내에서 내가 못 해서 평점 낮아진 건 팩트인데
믿도 끝도 없이 괜찮아! 최고야! 정직원 될 거야! 이러니까 그냥 말문이 턱 막힘
응원해주는 건 너무나 고맙지만... 대화가 안 이어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매일 똑같은 대화 흐름이 너무 지겨워 ㅠㅠ
같이 TV 뉴스를 보면 TV에서 나오는 뉴스 토픽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거에 대해 아는 게 있으면 말하고 주고 받고 싶은데 항상 똑같은 흐름으로 흘러가
음...
예를 들어 곧 태풍이 온다는 뉴스를 봤으면
태풍 온다는데 어떡하지 출근할 때 힘들겠다 많이 위험하려나? 나 옛날에 태풍 왔을 때...
이렇게 대화를 주고 받아야 하잖아
근데 내가 저런 이야기를 하면 나는 태풍 오면 누나가 태풍에 안 날아가게 꼭 안고 있어야지!
문제는 모든 대화가 항상 이런 흐름으로 흘러가 100%
그럼 나는 거기에 귀엽네 고마워 으이구 이 대답 말고는 할 게 없고 주고 받음이 없어
처음엔 저렇게 말하는게 귀여웠는데 진짜 매일 매일 이러니까 할 말도 없고 재미도 없고
이러다 지겨워질까봐 겁난다
좋아하긴 하는데... 하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