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애인보다 웃긴 사람 못 만나봐서 못 헤어지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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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통틀어 만난 모든 사람 중 제일 웃김...

사실 개그맨 급으로 유머감각 있고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적당히 드립 잘 치고 활발하고 적당히 친구 많은 20대 남자 딱 그 정도인데 유독 난 얘가 너무 웃김ㅠ

코드도 잘 맞고 저급하지도 않고 감성도 비슷하고 저급함에 대한 모든 선과 기준점과 가치관이 나랑 같아 살아온 환경도 비슷하고

나 공대에다 이것저것 새로운 사람 만나보는 일들을 많이 해서 지금껏 본 남자 개체수 진짜 많은데 얘 같은 애 한명도 못 봄

심지어 21살에 처음 만나다 헤어지고 딴 사람 만나봤는데 얘 생각나서 결국 24에 재결합하고 지금 장기연애 중

결혼은 아닌 거 아는데도 사람 마음이 참 얘를 못 놓겠고 그릏다~

[익인1]

얼마 만에 재결합 했어?

[글쓴이]

2년반?

[익인2]

지금 얼마나 장기연애즁인데?

[글쓴이]

곧 1000일!

[익인2]

근데 왜 결혼은 아니야??

[글쓴이]

성향이 너무 달라... 나 완전 현재지향 인생은즐거워요 자유분방 이런 파고 상대는 완전 미래지향 미래를 대비해요 모든 것은 계획대로 이런 파라 나는 얘랑 사귀면서 내 인생 방식이 틀렸나?+열등감 때문에 점점 우울해지고 얘는 나 때문에 계획 어그러지고 내가 막 현재지향적으로 살 때마다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해
과씨씨 때 둘이 같은 과제를 받아서 일주일 뒤 제출한다 치면 쟤는 월요일에 받자마자 시작하고 나는 미루고 미루다 일요일에 시작하는ㅋㅋㅋ 결국 결과는 비스무리한데...
나는 휴학도 걍 쉬고 싶어서 했거든? 1년 내내 암것도 안 하고 게임만 하루 12시간 했고 얜 공익 2년 때도 완전 계획 다 짜서 몇월까진 이 자격증 따고 몇월까진 이 공부... 돈 이만큼 모아서 소집해제 후 이거 하고 이런 타입이야 근데 또 결과는 복학 후에 둘 다 똑같은 학점 나오고 똑같은 기업 왔고 그렇거든...

나는 현재를 살아갈 줄 아는 내 자신이 되게 멋지고 사고는 좀 치고 손해는 좀 봐도 즐거웠거든... 근데 어느 순간 얠 보면서 아 내가 잘못인가 싶고 얘도 내가 손해 보는 거 볼 때마다 엄청 스트레스 받아해 그러게 미리미리 준비 좀 하지 이러면서

앞으로 인생을 평생 살아간다면...너무 안 건강할 것 같아 서로한테

[글쓴이]

뭐 연애 말고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긴 한데 결국 나 우울증이 왔거든ㅠㅠ 진짜 한국사회에선 내 방식이 틀렸나 싶어서
난 좀 늦어도 되고 좀 돌아가도 되는데... 철은 없어도 융통성 있고 자유로운 점이 내 최대 장점이자 아이덴티티라 생각했는데 내가 내 장점을 어느 순간 단점으로 여기게 되니까 점점 나를 잃어가

[익인2]

음… 이건 진짜 서로한테 해롭다 나는 남친 스타일이라 내 애인이 너처럼 굴면 내가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음 ㅜ 내 남친이나 나나 둘 다 어취버 성향이 강해서 그런 점이 잘 맞고 서로에게 멋지고 믿음직해 보이는 게 있어서 결혼 생각 중이거든
나도 너처럼 20살 때 만났다가 헤어지고 26살인가 다시 재결합한 케이스라서 물어봐써

[익인3]

재결합 어떻게 했어?뭐라거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