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이번 년도 7월 1일에 진심으로 죽을 줄 알았다? 우울증도 있고 adhd도 있고.. 가족들은 이런 나를 이해 못 해주고, 이해 못 받아서 이미 떠난 사람이 가족 중에 있기도 하고.
또 평생을 솔로로, 서로가 서로를 정말 좋아한다든가 사랑을 주고받는 일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했고 수능도 안 봐 대학도 안 가. 결국 전문대 졸업 겨우 해.
졸업 하고 나서 하는 일이라곤 알바, 덕질, 알바, 덕질.. 결국 그 두 개도 오래 못하고 난 하고 싶은 것도 없고 이루고 싶은 것도 없구나 우울해지고 ㅈㅎ하고.
근데 얘들아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고 어떻게든 살아만 있으니까 뭐라도 하게 되더라? 지금은 정말 날 많이 좋아해주고 긍정적인 힘 주는 사람 만나서 연애란 것도 하고, 차근차근 면접 보고 테스트 봐서 이번에 서울 중소기업에 취직도 했어.
진짜 단 몇 개월만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오늘 수능 본 친구들 진짜. 진짜 고생 많았고 앞으로가 시작이니까 주눅들지 말고.
내 주변에 수능 치고 부모님과 싸운 친구들, 재수한 친구들, 자퇴한 친구들 정말 여러 유형의 친구들 많은데 다들 눈물 한 번 쏟고 쓰러졌다가도 나처럼 다 털고 일어나서 차근차근 갈 길 가더라. 정말 뻥 안치고 나보다 다들 더 잘됐고, 잘 살아.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살아만 있으면 언제든 기회는, 우연은, 인연은 온다 얘들아. 수능 하나가 미래를 바꿀 수 있겠지 맞아. 근데 미래를 바꿀 수 있는건 수능뿐만이 아니라 너희도 포함이라는거 잊지 않았으면 해. 수능보다 더 크게 미래를 바꿀 수 있는게 너희야.
늘 이맘 때쯤이면 수능 보기 며칠 전에 떠난 언니가 생각나서, 수능이 전부인 것처럼 굴었던, 가족의 상처되는 말을 모두 흡수했던 아주 착한 언니가 떠올라서 적어봤어. 사실 이젠 언니도 아니지. 내가 더 나이 먹었으니까ㅋㅋ.
아무튼 고생했다 얘들아. 오늘 남은 하루는 푹 쉬고 며칠동안 더 쉬어도 좋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대로 뭐든 해보고 부딪혀보길 바라. 앞으로 펼쳐질 무수한 너희의 날들을 진심으로 응원할게. 고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