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때 일인데 내가 가위를 자주 눌리던 시절임
날씨 좋은 주말 오후에 공부하러 아파트 상가에 있는 독서실을 갔음 거기는 여자 남자 구분 되있기도 하고 사람들이 많이 안왔음
내가 들어간 시간이 오후 1시쯤이라 밖은 밝았고 독서실엔 사람도 나 포함 세명정도 있었고음.. 난 사실 공부하기 싫었어서 독서실 문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앉았음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까 화장실이 넘 마려워서 나갔음 근데 밖이 개어두컴컴한거임 너무 열공해서 벌써 밤이 된 줄 알았음
화장실은 복도 끝 구석에 ㄱ자로 꺾어들어가야하는 위치에 있었음 문이 열려있길래 바로 들어갔는데 입구부터 세면대쪽까지 슬리퍼가 엄청 많은거임 화장실용 삼선 슬리퍼 대충 봐도 10쌍은 넘어보였음
화장실 칸은 두칸인데 슬리퍼 보고 걍 암생각 안들어서 첫번째 칸에 들어가 볼일보고 있었음 근데 밖에 사람들이 작게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거임.. 물도 틀고 살짝 여자애들 웃으면서 떠드는 소리. 그때 갑자기 생각해보니
우리 화장실은 신발 신고 들어가야되기 때문에 슬리퍼가 필요없거든
이 생각 들자마자 바로 문 열고 나갔는디 웃음소리 뚝 끊기면서 내가 책상에 엎드린채로 눈 뜸 근데 몸이 안움직여지는거임 끙끙거리고 있는데 주위에서 시선들이 느껴졌음 아까 그 떠드는 소리도 들리고 내 양옆 뒤 내 책상 위까지 올라가서 사방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쳐다보고 있었음
부끄럽지만 발작하면서 가위 깨고 소리도 질러서 그대로 짐 챙겨서 집감.. 밖은 여전히 밝고 오후 3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