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는 말없이 뭐든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는 무난한 성격인데 꼭 아직 잠이 덜 깼을 때는 전두엽과 하관에 힘이 덜 들어가는지 한번씩 팩폭하거든
어제 새벽에 부모님 공항버스 타셔야해서 동생이랑 같이 터미널에 모셔다드리고 버스출발하는 거 보고가려고 좀 기다림
나는 운전하느라 미리 일어나서 완전 깨어있는 상태였고 동생은 잠이 덜 깬 상태였음
거의 다 탑승하고나서 어떤 분이 뭔가를 따지듯이 기사님한테 뭐라고 말하는데 기사님이 당황한 티가 역력하더라고
새벽버스라 가족들 데려다주러 온 분들이 좀 있었는데 그중 어떤 아저씨가 그 대화를 다 들었나봐
버스 문 닫고 움직이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옆에 있던 나한테
아저씨 - 저 사람 옛날여권 가져왔대요
나 - 네??? 와...... 근데 뭐... 공항에서 긴급여권인가 그거 발급된다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아저씨 - 근데 저게 가능해요...?(내 생각엔 아저씨의 의도는 '옛날여권으로 출입국이 가능하긴 해?'였을 듯)
나 - (출입국이)안되겠죠...? 근데 저런 실수하는 분들 은근 있을지도...
라고 말하는데 쭉 눈감고 조용히 서있던 동생이 거기서 갑자기
"뭐... 띨띨하면 가능하죠"
평소 말투가 저렇지가 않은 애가 저러니까 나는 놀람+당황+웃김으로 순간 살짝 웃었는데
아저씨가 진지하게
"아...그렇구나..."이러셔서 개인적으론 더 당황스럽고 좀 웃겼어
그러고는 순간 아찔해서 부모님한테 여권 유효기한 확인해보라고 급하게 카톡보냈음...ㅋㅋㅋ
여행가는 익들은 항상 여권 잘 확인하고 출발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