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인프제/엔프제 반반 나오는데 지금은 인프제 여익이야.
고민의 상대방인 카페 사장님은 엣프제래.. 나 처음에 사장님 찐 인티제인줄 알고 폰 메모장에 적어서 물어봄ㅋㅋㅋㅠㅠ
mbti 과몰입 하고싶지 않은데 답답해서 긴 글 적어볼게
올해 3월부터 다니던 동네 카페가 있는데 사장님은 남성분이고 혼자 일하셔. 카페 참 괜찮아서 친구들 놀러오면 항상 데려가고 그랬거든. 헤어진 전애인도 데려갔었어. 여튼, 사장님이 어느순간부터 나를 알아보시더라? 반겨주시는 느낌도 받았고 친구도 사장님 너한테 되게 밝게 대해주시더랑 이랬었어 혼자 가면 ‘오늘은 혼자 오셨네요’ 라던가 평일에 가면 ‘오늘은 평일에 오셨네요?’ 이러시더라고.
그러다가 할로윈을 빌미로 못믿겠지만 사심없이 레몬사탕이랑 짧은 손편지 적어서 드렸더니 엄청 놀라시면서 ‘이게 뭐예요???’ 라고 여러번 물으시길래 ‘별거 아니에요!!’ 하고 후닥 나왔어. 손편지에는 사장님 커피 진짜 맛있고 나한테 1순위다, 좋은 공간과 시간을 제공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오래 보자 나도 사장님이 보는 풍경에 녹아있겠다 이렇게 적었어. 근데 친구가 엥? 굳이? 이래서 이불킥하고 혼자 좀 앓다가 다른 친구랑 카페 갔는데 친구가 먼저 자리로 가니까 사장님이 혼자 남아 계산하고 있는 나한테 레몬사탕 맛있었다고 그러시는거야. 감동이었어. 부담스럽지 않게 말해주신 것 같아서. 할로윈 이후로 사장님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어. 문제는 내가 상대에게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호감이 생겨. 물론 사장님이 내 기준선을 넘은 외모, 키에 상냥한 바른청년 느낌이라 더 그래. 나름 긴 기간 봐왔고.
그 이후로 사장님이 누가봐도 퇴근시간 아닌 이른 시간인데 ‘퇴근하고 오셨나요?’ 라고 물어보셔서 프리랜서고 재택한다고 알려드리니까 ‘좋으시겠어요ㅎㅎ 식사는 하셨어요?’ 이러시길래 ‘아 오늘은 생각이 별로 없네요.. 사장님은 식사 어떻게 하세요?’ 라고 물었거든. ‘시간 없어서 후다닥 먹고 후다닥 돌아와요ㅠㅠ‘ 이러셨어. 이런 식으로 먼저 말 걸어주시고 친해지고 있었고 본가에서 보내준 단감도 두 알 드리니 ‘요새 감이 철이긴 하지…’ 이러고 중얼거리셨는데 어느순간 단골이 아닌 일반 손님들 대하듯 하시는 거야. 최근부터 그러셔. 나는 평소랑 같았는데.. 사장님이 부담스러운 포인트가 있었나? 싶고…. 혹시 하고 생각하는 건 1시간 30분 이상 있을 때 좀 눈치 보여서 음료 하나 더 시킨 것, 최근들어 기분 내고 싶어서 가벼운 화장하고 간 거 정도…? 쉐도우만 발랐어 ;)
다시 어색해지고난 후, 카페에 가서 내가 뜨거운 물 따르고 있는데 차가운 물 주전자 들고 뒤에 가만히 서계시는 거야. 내가 물 따르기 한참 전에 다른 손님이 물 뜨겁다고 얼음 넣어달라고 했어서 그런가보다 하긴 했는데 꽤 오래 가만히 서 계셨어. 내가 놀래서 비켜 드리니까 물 뜨거우니까 섞어서 마시시라고 하더라고.
그리고 오늘은 물 주전자가 없어서 컵 들고 가서 물 달라고 했는데 어떻게든 손 안 닿으려고 안간힘을 쓰시는데 내가 벌레보다 더럽나… 싶었어ㅎ… 결정적인 건 단골 아주머니들한테 하신 멘트랑 나 갈 때 한 멘트랑 너~무 천지차이라 속상하더라 아주머니들한텐 ‘이번 주 추우니 감기 조심하세요!!’ 하고 다정하게 말하시고 나 갈 땐 ‘엇 안녕히 가세요’ 하고 끝. 원래는 ’가시게요?‘ 이러셨는데 근래 이러셔서 진짜 속상하더라. 친해지고 있다 생각했는데 0이 된 것 같아. 그래도 메뉴 주문할 때 내가 먼저 말 걸고는 있어. 오늘 정말 춥네요!, 오늘 사람 많네요! 라던가… 그럴 때 대답을 버벅이시거나 대화하기 싫어하시는 느낌이긴한데 그냥 스몰토크로 별 생각 없이 앞으로도 한마디씩은 하려고……
천천히 친해지는 것도 포기해야할까? 카페 공식 인스타 계정이랑 맞팔이야. 내가 애인있는 줄 알고 그러시나 싶기도한데 이건 너무 자의식 과잉같아. 그리고 나 애인 없어!!!!! 사장님이 썸녀나 애인이 생겼나 생각도 드네.
카페 인스타나 평소 봐 온대로면 유부남도 아닌 것 같고 애인도 없으신 것 같아서 확실하지 않으니 물어보려 했는데ㅠ.. 그나마 어색해진 지금 상황에선 크리스마스에 가게 문 여시냐, 하면서 물어볼 수는 있는데…. 답답하네 왜 이렇게 된 걸까?
엣프제 익들아 글이 많이 긴데 읽고 답변 해주면 정말 고마워ㅠㅠ 넘 답답하네. 선 긋는 것 같은 느낌 받은 건 최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