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그만 받기를 설정한 글입니다
이전 글 : https://www.instiz.net/name/60955842?category=136
누가 기상호랑 무슨 사이냐고 물어보면 같은 반 친구라고 말할 수 있다. 친구라고 하기에도 그저 지나가다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정도이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였다. 근데 그런 기상호가 왜 내 꿈에 나와?
상황을 파악하려던 머리는 답을 찾지 못해 멈추었고 그저 멍하니 앞에 서서 안절부절 못하는 기상호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애의 어깨 너머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호! 너 늦었다!"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 그리고 보이는 고동색 머리, 익숙한 얼굴. 그러니까 기상호 친구?
학교를 다니다보면 의식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둘이 그랬다. 한번 보면 잊기 어려울 만큼 키가 멀대같이 큰 둘은 하필 머리색도 흔치 않아서 더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꿈은 당사자도 예상치 못하게 흘러간다고 해도, 기상호는 같은 반이라고 쳐도, 기상호 친구는 왜? 상황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입만 벙긋거리면 그 모습을 눈치를 보며 안절부절 바라보던 기상호가 갑자기 아 소리를 냈다.
그리고는 옆에 친구가 매고 있던 가방을 열고 공책과 볼펜을 꺼내 조심스레 건넸다. 아니, 그거 네 거 아니지 않아? 왜 자연스러운데? 앞으로 내밀어진 공책과 볼펜은 몇 번 써본 티가 났다.
작동을 멈춘 머리는 그래도 이 상황에 대해서는 답을 내렸다. 나 말 할 줄 아는데? 아니야. 이건 꿈이니까 조심해도 나쁠 건 없지. 다시 한번 인터넷 속 이야기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 무심코 나가려던 목소리를 삼켰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