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친구랑 술을 먹고 기분이 좋아서 애인한테 한잔 더 하자고 해서 만나러 갔어
그리고 술에 좀 취해서 막 이것저것 얘기하다가 결혼 얘기를 꺼냈어
나랑 애인이랑 나이차이가 좀 나서 사귀기 전부터 서로 결혼 생각 있다는 거 확인하고 만나기 시작해서 난 당연히 우리가 결혼을 할 줄 알았는데
애인이 원래 나 만났을 때는 모아둔 돈이 있었는데 중간에 일 쉬면서 그것도 많이 줄고 지금 들어간 회사에서 적응하는 것도 힘들고 돈들어가는 곳이 많아서 모아둔 돈이 없는 거야
그러다 보니까 요즘에는 결혼을 꼭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
난 그게 너무 속상하고 결혼생각도 없는 남자랑 계속 만나도 되나 난 있는데 그럼 결혼 생각 있는 사람을 빨리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었는데
술 먹으니까 그 감정이 확 올라와서 울었어 ,,
애인이 왜 우냐고 해서 오빠가 나랑 결혼 안할 것 같다 처음에는 그렇게 하자고 하더니 이제는 결혼생각자체도 없어질라 한다고 하고 난 언제까지 기다리고 그러다 버려지면 어떡하냐 했지
그러니까 애인이 그런 게 아니라 자기가 전처럼 모은 돈이 많이 있으면 당장이라도 결혼할 거였는데 지금은 너한테 떳떳하지도 못하다 나이는 더 많은데 돈도 없고 그래서 내가 4년뒤에 너 29살때 하자고 하지 않았냐 돈 모아서 너무 그러지마라 나도 지금 진짜 돈이 없다 미안하다 하는 거야
그래서 그럼 돈 모이면 결혼하자고 하던가 해야지 왜 사람 불안하게 결혼생각 자체가 없어진다고 말하냐고 해서
애인이 미안하다 울면 속상하다 알았다 우리 진짜 29살에 결혼할 수 있게 28살부터 준비해서 하자 미안하다 너랑 하기 싫은 게 아니다 계속 달래줘서 그냥 알았다 하고 넘어가고
아침에도 애인이 울어서 얼굴 많이 부었네 그래도 이뿌다 하고 뽀뽀해주고 잘 가고 지금도 연락은 잘 하고 있는데
오늘 저녁에 또 만나는데 어제 취해서 좀 감정이 격해져서 너무 몰아붙인 것 같다고 사과 할까 말까 ,,
나도 진짜 애인이 돈 많이 모아둔 거 다 없어지고 지금 회사 들어가서도 너무 힘들고 근데 돈은 잘 못 모으고 해서 스트레스 많이 받아하느 ㄴ거 알아서
말 안하고 있었는데 애인이 결혼생각없다니까 불안해져서 술 들어가니 좀 막 말한 것 같기도 하거든,,
근데 괜히 더 말하는게 부담주는 건지 사과를 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