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류 감독의 임기는 이번 프리미어 12 대회까지였다. 따라서 21일 현재 국가 대표팀 감독 자리는 공식적으로는 공석이다. 하지만 류 감독은 프리미어 12 조별 예선 경기를 모두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다음 대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는 꼭 본선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연구 잘해보겠다”고 밝혔다. 다음번 국가 대표 감독직 연임을 전제로 한 발언이다.
하지만 야구계에선 “이번 대회 부진의 가장 큰 책임은 류중일 감독의 잘못된 경기 운영에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4강 진출에 가장 중요한 경기로 여겨진 1차전 대만전에서 대만 타선에 대한 정교한 분석 없이 ‘언더핸드 공을 잘 못 칠 것 같다’며 고영표(KT)를 선발로 올린 뒤 경기 초반에 대량 실점한 부분, 고영표가 2회 만루 홈런을 허용한 뒤 크게 흔들리는데도 불펜을 빠르게 활용하지 못한 것에 질타가 잇따르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 원태인, 구자욱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빠졌지만 류 감독의 미숙한 경기 운영을 변호할 순 없다는 게 야구계의 전반적인 반응이다. 1회 프리미어 12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끈 김인식 전 대표팀 감독도 언론을 통해 “지금도 대만이 언더핸드 투수에 약하고 일본이 좌완 투수에 약하다는 터무니없는 (과거 내용의) 분석이 왜 나오냐. 최신 정보와 그것을 분석하는 부분에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며 “이번 대표팀에 선발투수가 없는 대신 불펜 자원이 많았다면 그 불펜 투수 중 절반 정도를 최정예 필승조로 만들었어야 했다. 이후 우리가 제일 상대하기 힘든 팀과 맞붙을 때 그들을 붙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야구팬들 사이에선 대만전 패배 후 “선발 고영표가 대만 좌타자를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류 감독의 책임 전가성 발언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
류 감독이 2차전 쿠바전부터 투수 운영과 선발 라인업을 대폭 바꿨지만 1차전 대만전에서 수비가 강점인 김휘집이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것, 가장 중요한 대만전과 일본전에 가장 구위가 좋은 박영현을 적시에 활용하지 않은 것, 좌완 불펜 곽도규를 3연투하며 혹사하다 일본에 역전을 내준 부분도 비판이 잇따르는 상황이다. 한 야구계 인사는 “국내외 포스트시즌을 보면 빠른 투수 교체와 장타 중심의 타선이 요즘 야구의 트렌드인데 이번 대회 대표팀 운영은 정반대로 간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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