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학교 졸업하고 백수로 3년 지내다가
작년 즈음에 인테리어 회사에 취직했어
내 목표가 뭐였냐면 호구가 되든 아니든 걍 진짜 엄청 빡세게 일해보자였는데
12명 밖에 없는 회사였어도 나보다 다 직급이 어쨌든 높은 사람들이고
나이도 막내에다가 대부분 남자들이었는데
내가 제일 늦게 퇴근하려고 했고
내 일 다 끝내고도 아직 해야 할 거 있으면 나한테 넘기라고 하고 그랬거든
그래서 1년 정도? 거의 매일 야근하고 아예 워라밸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하면서 일했는데
솔직히 힘들긴 했어. 퇴근하고 오면 겨우 포케 같은 거 만들어먹고 넷플릭스 1시간 정도 보다 걍 잠들고
그래서 그랬는지
어제 연봉 새로 올려주면서 진짜 내 생각에는 이래도 되는건가하는 느낌으로 파격적으로 올려줬음.
내가 야근한 시간들 다 합치고 합쳐도 그것보다 훨씬 더 보상이 큰 금액이었고
게다가 날 좋게봤다면서 소개팅 해줬는데 대표가
나한테 좀 과분하다는 느낌의 사람이어서..아직 2번 밖에 보지 않았지만
나한테? 이런 사람을? 하는 느낌인데 그분이 하는 말씀이
대표가 나같은 여자랑 결혼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한다고 받들어모셔야한다고 해서
원래 소개팅 같은 거 안하는데 나왔다는거임.
근데 너무 나에 대해 좋은 얘기를 들은 것만으로 호감을 가지는 것일 수 있으니까
이 관계를 시작해도 좋을지 아닐지..내가 실망시키는거 아닐지 고민이 정말 많이 많이 되어버려...
그리고 연봉도 워낙 많이 올려줘서 그 보상에 대해 안주하지 않고 걍 그냥 더 일해버리자.
걍 그냥 불가능 수준까지 일의 양이나 강도를 올려버리자라는 느낌으로 해버리려는데
그런식으로 하면 소개 받은 남자분이랑 데이트는 언제하냐면서 아까 전에 대표가 상품권까지 줬어.
너무 애쓰지 말라고. 이미 많이 증명했다고 건강 챙기면서 더 오래오래 보자고 말해주는데
울어버렸다.
모르겠다. 내가 너무 자발적으로 나를 갈아넣는건지는 몰라도 인정받았다는게 기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