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 맞추면서 참으면서 2년을 만났어
그렇게까지 참은 이유는 모르겠는데 처음엔 그냥 맞추는 게 편한 내 성격에다 눈치가 빠르니까 어느순간 을을 자처하고 있더라
언제부턴가 데이트 제안도 코스도 내가 다 하고
2년 동안 편지나 장문톡 받은 건 손에 꼽을까 싶어
왜 만났나 싶을텐데 나도 그래 그러다가 정신차리고
이건 내가 원하는 연애가 아니다 지쳤다고 하면서 헤어졌어
헤어지니까 마음이 너무 편했는데
전애인이 집 앞에 찾아와서 얘기하며 붙잡았어
기회를 한번 달라고 하더라
너무 바빠서 신경 못써줘서 미안하대
며칠 생각하면서 이제 진짜 잘할 자신 있고, 더 사랑받는 기분 느낄 수 있게 해주겠다 다짐했다고 그렇게 말하는데
거기에 또 울컥하니 마음이 동하는데
그 마음이 동하는 게 내가 여지껏 사랑받지 못했다고 인정하게 되는 것 같아서 또 속상했어
헤어지고 나서의 슴슴한 일상과 편안함,
이별 소식에 잘했다고 드디어 그렇게 끊어낸 거 칭찬해줬던 친구들이랑
이별할 결심을 하고 헤어지자 말하던 나의 용기를 저버리고 싶지가 않았고, 결국 사람은 안 바뀌니까
다시 내가 상처받는 일만 반복될 것만 같고 그래서
이 사람을 거절하는 게 나한텐 너무 낯선 일이지만...
거절했어
후반부엔 나 원망하는 소리도 듣고 피곤해서 쓰러져 자고 싶었는데
자려고 누워서 인티에 마지막으로 글 쓰니까 또 눈물 줄줄 난다
나 잘한 거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