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런 사람인 줄 몰랐어
다른일을 했었으니까
근데 나한테 소개서같은걸 주로 맡기게 되면서부터
심상치 않다는 걸 알게됐어..
문장부호 집착광에 완전한 완벽주의
점 쉼표 괄호 문단간격 줄 간격 위 아래 대칭
한 페이지를 완성하기까지 종이를 얼마나 쓰는지 알아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다시. 그리고 또 다시.
여기에 점 찍지말고 중간 점 기호로 해와
리터L을 리터기호 ℓ 로 해와
이다를 입니다로 바꾸자
소파가 맞을까 쇼파가 맞을까 검색해봐 라던지
정작 받아보는 사람은 그렇게 신경 안쓸 부분까지
무리하게 수정을 요구해서 진을 쏙 빼놓는 타입 있잖아
그렇게만 하면 다행이게
아 아까 리터 기호로 쓴거 다시 L로 바꾸는게 좋겠다
여기 문단 아까 쓴거 다 지우고 사진 넣자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
서로가 시간이 남아 돌아서 그런게 아냐
사장님의 완벽주의에 따라가 줘야 내가 돈을 받아
처음엔 돈을 많이 준댔어
좋다구나 하고 ㅇㅋ한게 내 죄지
처음엔 아 이렇게 힘들게 했더니 그래도 깔끔해지긴 하네
하고 좋게 생각하고 배워보려고 했어
그렇지만 계속 고치고 고치고 고치니까
너무 화가 나는거야
목젖 끝까지 이럴거면 사장님이 직접 하시죠!! 가 나오는데
나 진짜 인내심 대장이고 성격 좋거든
속이 다 썩게 생겼어
한번은 하도 그래서 고칠 부분 체크해서 주시면
그렇게 고치겠습니다 했더니
하.. 자기랑 그렇게 해서 일을 어떻게 같이 하겠냐는거야
자기는 볼때마다 수정할게 눈에 보이는 사람이고
출력해서 받아봐야 직성이 풀리는데
이렇게 나오면 내가 너에게 어떻게 일을 맡기냐고
그 말을 듣는데 순간 내가 이상한가
내가 일을 못해서 그러는건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
가스라이팅 맞지
진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솔직히 너무 힘들어
같아... 왜 일을 그렇게 할까
내가 이상한거야? 원래 회사생활 이래?
돈 주니까 내가 참고 그냥 일해야하나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