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동영 기자] “가장 먼저 연락했습니다.”
삼성이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마지막 퍼즐이 아리엘 후라도(28)다. 2년간 확실한 실적을 보인 선수. 묘한 ‘미스테리’가 하나 있다. 연봉이 깎였다. 4억원이라는 거액이다. 어떻게 데려올 수 있었을까.
삼성은 6일 “파나마 출신의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데니 레예스-르윈 디아즈를 이미 잡았다. 후라도로 외국인 3명 완성이다.
후라도는 계약금 30만달러, 연봉 70만달러 조건으로 사인했다. 100만달러 전액 보장이다. 새로 계약하는 외국인 선수에게 줄 수 있는 한도를 꽉 채웠다.
2023~2024년 KBO리그 최고 수준 에이스로 군림했다. 2023년 30경기 183.2이닝, 11승8패, 평균자책점 2.65를 찍었다. 2024시즌에는 30경기 190.1이닝, 10승8패, 평균자책점 3.36을 올렸다.
키움과 재계약했다면 연봉 상승은 당연했다. 2024년 총액 13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연봉 120만달러, 인센티브 10만달러다. 150만달러 이상도 가능해 보였다.
‘신분’이 변했다. 2024시즌 후 키움이 보류권을 풀었다. KBO리그 모든 팀과 계약할 수 있는 상황이 됐지만, ‘새 외국인 투수’로 분류됐다. 최대 100만달러다. 30만달러가 줄었다. 한화로 4억원이 넘는다.
일본프로야구(NPB) 진출 얘기도 나왔다. 메이저리그(ML)로 간다고도 했다. 결과적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는다. 총액 기준으로 2024년 대비 연봉 삭감을 감수했다.
이종열 단장은 “후라도로서는 30만달러나 깎인 상황이다. 규정이 있으니 우리도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대신 정성을 다했다. 여러 팀이 붙었다. 일단 우리가 가장 먼저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봉으로는 방법이 없지만, 와서 성과를 보여주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줄 수 있다고 설득했다. 후라도 또한 우리 팀을 보지 않았겠나. 팀 성적에 대한 부분도 고려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단장은 “후라도 본인이 원하는 소소한 것들, 예를 들어 숙소 문제 같은 조건 등을 들어줬다.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했다. 돈도 돈이지만, 마음을 사려고 했다. 마음을 얻지 못하면 끝나는 것 아닌가”고 말했다.
모든 구단이 외국인 선수 대우에 공을 들인다. 연봉 외에 통역도 붙여주고, 집도 제공한다. 가족들이 오면 또 돌봐준다. 최상의 경기력을 위해 외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도록 하는 배려다. KBO리그에 오는 외국인 선수들이 만족하는 부분이다.
프로 세계이기에 돈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고 또 돈이 전부는 아니다. 이종열 단장 말처럼 선수의 ‘마음’이 중요하다. 이쪽에서 삼성이 더 기민하게 움직인 모양새다.